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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엄청 디테일한 샌프란시스코 입국심사 후기입니다. (한 달 전이에요)
‘동양인/29세/싱글/무직’인 여성은 백퍼 세컨더리룸 간다고 해서 각종 유튜브와 미여디를 통해 공부(?)를 열심히 해갔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들어가게 되었네요ㅜㅜ
먼저 저의 상황은 아래와 같구요!
- 두 달 전 직장 관둠
- 미국 입국 일주일 전 가족여행으로 4일 동안 괌 다녀옴
- 친척 부부 집에 머물며 약 70일 동안 서부와 동부 왔다갔다 할 예정이었음
샌프란시스코 공항 도착해서 키오스크로 정보 입력했더니 동그라미 표시된 종이가 나오더라구요
( 친척언니에게 줄 냉동 떡이 있어서 세관신고와 키오스크에 푸드있다고 체크했음)
종이 들고 입국심사 줄에 서 있으니 할아버지 보안관이 혼자냐고 물어보면서 옆에 대기가 적은 줄로 안내해주더라구요.
그 쪽 줄은 혼자 여행오거나 비즈니스맨으로 보이는 서류가방 든 남성들이 있었고,
신기한 것은 보통 막힌 유리 안에서 질문을 하고 지문을 찍는데, 이 줄은 그냥 오픈된 공간에서 질문하고 지문도 안찍더라구요?
몇가지 질문만 하고 바로 짐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줄이라 속으로 럭키를 외쳤습니다.
근데... 하필 제 앞 여성분도 저와 똑같은 상황이었는지, 일을 그만두고 혼자 여행왔다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이것저것 한참을 물어보고 둘이 유리관 쪽으로 이동해서 지문도 찍고 또 한참을 얘기하는 사이에 다른 아저씨가 저를 불러 질문을 했습니다.
(Q=심사관/A=나)
Q : 미국 왜 왔니?
A : 트래블
Q : 얼마나 머무니?
A : 두달 정도!
Q : 두달? 너 직업이 뭔데?
A : 사실 한달 전에 일을 관뒀어. 한국에서 새로운 일 찾기 전에 마지막으로 긴 여행을 하려고 해
Q : (이때부터 의심스러운 눈빛과 괌 도장 찍힌 여권 페이지 가르키면서) 여기도 갔었네? 며칠 있었어?
A : 4일
그러고 대머리 아저씨가 유리관쪽으로 따라오라고 하더니 컴퓨터를 키고... 이것저것 입력하더라구요
Q : 음식 가져온거 있어?
A : 응 라이스케이크
Q : 근데 괌에 얼마나 있었다고?
A : 4days. 3박 4일 있었어!
Q : 그럼 7days 아냐?
A : ㅇ_ㅇ? (왜 계산이 그렇게 되죠 아저씨...) 노 저스트 4days
그랬더니 포스트잇 꺼내서 H 라고 적고 제 여권에 붙여주더니 어떤 여자에게 제 여권을 건내주더라구요. 저 여자 따라가라고...^^
세컨더리룸 안에는 6-7명 정도의 여성분들과 1명의 남자가 붙잡혀 있었고,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면 앞에 가서 추가 인터뷰를 하는 방식이었어요.
제 이름이 불리기 전, 세컨더리룸 안에서는 핸드폰 하지말라고 해서 저는 가방으로 가리며 몰래몰래...
공항에서 저를 마중나온 친척언니에게 세컨더리 왔다고 카톡 보내고 얌전히 대기했습니다.
제 이름이 불렸고, 아까와 똑같은 질문 (왜 왔냐, 며칠있냐, 무슨 일 하냐)과 더불어 추가 질문을 하더라구요
Q : 일 왜 관뒀어?
A : 야근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서 관뒀어
Q : 나도 그래,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힘들어. 근데 관두진 않지 (옆에 다른 직원들한테 “얘 힘들어서 관뒀대ㅋㅋㅋㅋㅋ” 하면서 엄청 비웃음)
A : ㅇ_ㅇ (할 말 없어짐ㅠㅠㅠ)
Q : 뭐라고 질문했는데 알아듣지 못해서 천천히 말해달라니까 유치원생한테 말하듯이
How~~~~ long~~~~ stay~~~이런식으로 비아냥 거림..
그러면서 남친 있냐, 왜 그를 두고 미국에 왔냐, 미국에도 남친있냐, 너가 여기 올때 남친은 어떤 기분이었겠냐
(우리 둘다 슬퍼했어 라고했더니) 왜 그를 슬프게 만드냐
이딴 질문들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동부서부 왔다갔다 하는거 2주면 충분한데 왜 두달이나 있냐’고 2주 후에 나가라고 하더라구요
한국으로 돌아가는 리턴티켓 보여줘도 소용 없길래 통역사 필요하다고 했더니
음음~~ 추임새와 함께 자리에 가서 앉아있으라고 합니다.
붙잡혀 있는 다른 여성 한국인분과도 잠깐 얘기했는데 그 분은 전날 낮 4시에 붙잡혀서 거의 24시간 잡혀있었더라구요ㅜㅜ
엄청 피곤해보이셨음.....ㅠㅠ
얘기하는 사이 저를 처음 부른 직원이 전화기를 건내주면서 앞으로 통역사와 함께 얘기할거니까 잘 들으라고 하더라구요. 통역사를 끼니 질문이 더 디테일하고... 거의 호구조사처럼 별 걸 다 물어봅니다.
일 관두기 전엔 무슨 일 했냐
대학교 전공이 뭐냐
2주면 충분한데 왜 두달이나 있냐
친척언니의 이름/어떤 친척관계인지/직업/나이/집주소 대라
친척언니의 남편 직업은 뭐냐
여행은 어디어디 며칠 가냐, 누구랑 가냐, 그 친구와는 무슨 관계냐
돈 얼마 가져왔는지 직접 새봐라
지금 가지고 있는 짐에 뭐 있는지 꺼내봐라
호텔은 너가 직접 결제한것이 맞냐
한국 돌아가면 어떤 일 새로 구할거냐
너나 친척 중에 레스토랑 운영하는 사람 있냐
어이없게도 레스토랑 운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끝으로 여권을 건내주면서 이제 됐다고 하더라구요
여권을 받고 짐을 찾고 출국장으로 나가는 사이에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네요
여권 사본부터 호텔예약, 에어비앤비 예약, 항공예약 등 온갖 것을 다 프린트해서 보여줘도 무용지물이에요
그냥 무조건 통역사 필요하다고 하는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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