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어제 하루는 야구 대신 다른 걸 했습니다.
(야구장에 갈 걸 그랬어요... 안 간 사이에 참패했어요... ㅠㅠ)
제가 좋아해서 여러 번 갔던 모건 라이브러리 & 뮤지엄에 갔어요.
여기는 금요일 저녁 5-7시가 무료입니다. 요즘 입장료도 너무 부담돼서 ㅠㅠ 무료 시간을 가끔 노리는데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많은 건 피할 수가 없네요. 지금까지 여기 한 너댓 번 왔는데 어제 제일 사람이 많았어요.
저는 5:15 시간으로 예약했는데 5시 좀 넘어 도착했는데 사람들 줄이 뮤지엄 밖까지 둘러져 있더라고요?
이랬던 적이 처음이라... 물론 다른 요일에도 가 봤지만 무료 시간에 주로 왔었거든요. ㅎㅎ
줄을 보니 숨이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차피 무료니
조금 시간이 지나니 다행히 줄이 꽤 많이 줄어들어 있어서 괜찮을 것 같아서 결국 들어갔어요.
아무리 무료라도 포기하기엔 시내까지 나온 기차표값이 아까워서... ㅎㅎ
(사실 한편으로는, 뮤지엄에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방문객을 받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저는 JP 모건이 수집해 온 책들을 전시한 서재 같은 공간은 대충 봤어요. 전에도 올 때마다 여러 번 봤던 거라
개인적으로 저는 악보 보는 걸 좋아해서, 악보도 뭐가 전시돼 있나 한 번씩 보는데
다행히(?) 다른 걸로 바꿔놨네요. 작년에는 헨델의 메시아(할-렐루야!) 악보가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는 멘델스존 남매의 악보와 쇤베르크 악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하는 특별전에는 러시아(& 프랑스) 발레와 음악과 관련된 전시가 있었어요. (내일까지)
제가 시력도 안 좋고 영어도 썩 잘 하지는 못 하다 보니 텍스트를 열심히 읽을 여력은 안 됐지만,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집중해서 관람하기 좀 어려웠던 부분도 있네요.
안무가 니진스키와 관련된 전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저는 발레는 잘 모릅니다만...
전시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이 세상에는 정말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라는 거... ㅠㅠ
단순히 발레 같은 예술 뿐 아니라 역사적인 것도 그렇고... 어려웠습니다.
각 발레 및 유명 클래식 발레곡들이 같이 제공되어 (QR코드를 읽어보니 각 섹션마다 클래식 곡이 1-2분 길이로 나와요)
저는 오히려 텍스트를 꼼꼼히 읽는 대신 그냥 짧게나마 음악을 들으면서 슬쩍슬쩍 봤어요.
림스키-코르사코프, 스트라빈스키, 드뷔시, 라벨, 풀랑크 등등...
전시에 제가 다니는 회사와 조금 연관된 게 하나 작게 있어서 반가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일하기 싫다고 난리면서 이런 건 왜 반가운 건지;)
세헤라자데를 비롯한 몇몇 작품은 관련 그림도 있었고요...
이렇게 곡 제목과 악보와 발레 의상과 무대 등이 전시돼 있었어요.
저도 잘 모르지만 발레를 좋아하시거나 니진스키라는 사람에 대해 사전 지식이 좀 있으신 분들이면 좋아할 것 같네요.
전시품 중에 '니진스키의 일기' 같은 책이 있던데,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인가... 텍스트 중에 키이우가 있던데... 그리고 니진스카라고 둘이 남매인 것 같고...
둘 다 요 발레계에서 엄청 이름을 날린 사람들인가 봐요.
여튼 이제 시간도 많은데 웹사이트에서 전시 관련 내용을 좀 더 정독하고 복습(?)해 보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네덜란드 화가들을 중심으로 한 그림 컬렉션도 있었고 무슨 동물 그림 전시도 있었고...
근데 발레 관련 전시에 비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크게 기억에 남진 않았다 느낄 정도로 규모는 작았습니다.
로비에서는 어느 트리오가 재즈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그냥 지나가면서 슬쩍 보고 말았는데,
결국에는 그들 앞에 놓여있던 의자에 빈 자리가 났길래 앉아서 마지막까지 한두 곡 정도 감상했어요.
재즈 음악 좋아하긴 하는데 이번에는 재즈 클럽도 공연장도 갈 계획이 따로 없었지만,
로비에서 St. Thomas나 비틀즈 음악 편곡한 음악 등등 듣고 있으니까 좋긴 좋더군요. :)
연주가 끝난 뒤 트리오와 멤버 이름 간단하게 소개했는데, '음? 비빔밥 트리오?'
제가 잘못 들은 것 같아서 저 드럼 치던 아저씨한테 트리오 이름을 다시 물어봤는데, 맞더라고요.
비빔밥을 좋아하나 보다 했는데, 드럼에 'bebimbop'이라고 적혀있었어요. 보통 비빔밥은 bibimbap이라고 적잖아요.
알고 보니 재즈의 종류 중 하나인 bebop이랑 맞춘다고 약간 언어유희 식으로 한 거더라고요.
금요일 저녁마다 연주하니까 친구들도 좀 데려오라고... (데려올 친구도 없을 뿐더러 저는 목요일에 뉴욕을 떠나는데... ;;)
금요일 저녁이면 무료 입장하는 시간인데 요 때 가시는 분들은 연주도 들어보세요. 좋아요~
그나저나 저는 요 뮤지엄 일정 하나만으로도 너무 지치더라고요.
오가는 길에 Bryant Park에 들러 잠시 앉았다 간 거 외에는 정말 한 게 없습니다. ㅎㅎ
이 저질체력 탓인지, 아니면 제가 더는 뉴욕 관광객들로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 못 하는 건지...
확실히 이전보다 관광객들이 훨씬 더 많아졌어요. 빠르게 걷던 길거리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빨리 걷기 힘들고...
한국 관광객이 너무 많은 곳은 잘 안 가려고 했는데 (뉴욕까지 와서 한국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싶진 않아서)
근데 다른 나라 관광객들도 어마어마하네요...
밖으로 나가는 길에 뒷사람 생각해서 문 잡아줬더니 "Merci." 라고 하는 사람은... "Thank you." 라고 해도 될 텐데
여튼 하루에 일정은 한 개 밖에 못 하겠어요. 홍삼 이런 것도 가져와서 챙겨먹는데도 감당이 안 되네요...
카페에서 보면 매일같이 여러 일정을 소화하시는 분들을 보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뉴욕에서도 집순이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