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봄 뉴욕여행 중 기억에 남은 씨그램빌딩 the grill 방문기 입니다.
일단 제가 더그릴을 방문할 계획을 직접 세우진 않았었고요, 공연여행이라 주로 미술관과 게펜홀 일정위주라 거의 마지막날 시간날때 씨그램빌딩은 산책하며 구경갈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씨그램빌딩 건축 기획자 필립존슨이 마크로스코에게 레스토랑 포시즌에 걸 그림을 주문했던 일화와 그 그림들, 또 이 스토리를 담은 연극 the red 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뉴욕방문 전 23년 초에 일본 DIC가와무라 미술관에서 씨그램 뮤럴스 일부를 관람하고 씨그램 빌딩은 꼭 직관해야지 했었어요. 거기에 그림이 걸릴뻔 했을뿐 지금은 레스토랑 포시즌도 사라졌지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동행한 지인의 오빠가 저도 오랜 친구라 뉴욕에서 직접 못만나서 아쉽다며 레스토랑을 예약해놨다는데 그게 씨그램 빌딩의 포시즌 자리의 더그릴이라는걸 당일에서야 알게 된거에요! 하하하하하하
뭐? 더그릴을 예약해주셨다고? 거기가 동네 단골손님이 아니면 예약이 어렵다든데 이렇게 무지성 무계획으로 뉴욕에 가서 가장 뉴욕스러운 레스토랑 방문을 계획에도 없이 하게 되었습니다.
게펜홀의 3일 연속 공연도 다 보고 신이나서 씨그램 빌딩으로 걸어가 보았습니다:
지금 보면 사실 단순해 빠진 빌딩이지만 전 이 시대의 건물을 좀 사랑합니다. ㅎㅎㅎ 마천루 사이라 풀샷이 안나오지만 이 모던한 블랙 직사각형 너무 좋아요. 파리의 모더니즘 건물과는 또 다른 뉴욕만의 갬성!
건물 정문 앞 미니멀 그 잡채. 분수도 정갈하니 저 정문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참고.
레스토랑 입구는 정문이 아닌 측면에 입구가 따로 있고 들어가면 로비에서 예약자 안내를 해줍니다.
내부는 어두운 편입니다. 테이블 간격은 그리 넓진 않지만 테이블 자체가 좀 커서 불편함은 없었어요. 그리고 40년대 재즈를 엄척 크게 틀어놓았네요. 금요일 저녁이라 데이트하는 뉴요커들이 굉장히 많았고 웃고 떠들고 마시는 분위기라 꽤 시끄러웠습니다.
소비뇽블랑을 글라스로 시켰는데 여행 막바지에 위가 안좋아 한모금 마시고 타들어갈것 같아 바로 겔포스꺼내 진정하고 ㅠㅠ 동행 지인도 위장약자라 둘이 음식을 제대로 먹질 못했어요….
뉴욕에서 스테이크 먹어야 한다며 시켰지만 결국 남기고 무르고는 디저트로 갈아타는 만행을 ㅠㅠㅠㅜㅜㅜ 스테이크 사진도 남기지 않은 소식좌라 송구합니다… ㅠㅠㅠ
옆테이블 디저트가 너무 탐나서 찍어봤어요.
더그릴에서 레스토랑 포시즌의 모습은 무빙커튼으로 찾을수 있었습니다. 필립존슨이 마크로스코를 꼬셔 최고의 신전이 될거라 호언장담했던 최고 레스토랑 포시즌.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씨그램 뮤럴스가 걸릴만한 분위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어요.
마크로스코가 거액의 계약금을 환불한 이유가 이런거 였나 짐작을 하고.
금요일 저녁을 만끽하는 테이블들로 계속 날라지는 와인들…. 서비스는 대체적으로 캐주얼한 편이었어요. 엄청 파인다이닝 무드라기 보다는 분위기 좋은 동네 레스토랑 느낌. 그래서 단골위주 장사를 하는 거겠죠. 여행자로 예약하려면 얼마전에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뉴욕에서 한번쯤은 가볼만 한 곳입니다.
바 자리에서 가볍게 칵테일 해도 좋을거 같고요. 개인적으로 다시 가고 싶은 레스토랑을 꼽으라면 전 모마옆의 더모던이긴 하지만 건축사 미술사를 좋아한다면 가볼만 합니다.
올 봄에 파리여행을 가니 루이비통재단에서 마크로스코 특별전을 해서 테이트모던의 씨그램뮤럴스 피스가 공수됐더라고요. 마크로스코는 미국내에 씨그램뮤럴스를 남겨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레스토랑에 그림을 걸려 했던 자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테아크모던도 그렇고 일본 DIC가와무라도 씨그램뮤럴스 별도관에서 작가가 주문한 조도에 맞춰 대중에 공개되고 있죠.
십수년 전에 테이트모던에서 봤던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올봄 파리에 출장온 씨그램 벽화의 인기에 어안이 벙벙하긴 했네요.
작년 뉴욕 싸그램빌딩을 떠올리며 압도적인 마크로스코의 씨드램뮤럴스도 즐겁게 관람 했습니다.
레스토랑 후기인데 음식사진이 디테일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ㅠㅠ 레스토랑 방문이라기 보단 필립존슨과 미스반데어로어의 큰 건물 구경기라고 생각해 주세요 ^^
다음 뉴욕때는 씨그램 빌딩 정문 안에도 들어가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