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해서 뉴욕에서 종종 양키스나 메츠 경기를 봤는데,
지난 시즌 양키스의 마지막 홈 경기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양키스가 엄청 잘 해서...는 전혀 아니었고
작년 9월 중순 이후에 뉴욕에 거의 내내 비가 오는 바람에 (홍수도 났죠)
야구 경기가 계속 미뤄지고 일정이 바뀌고 하는 상황이 계속됐어요.
다행히도 저는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고 갔기 때문에;;
야구 일정이 바뀌는 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대신 계속 쏟아지는 비 때문에 숙소에서 게으르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비가 와도 나간 적도 있긴 한데 워낙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 탓에 날씨가 안 좋으면 그냥 집순이)
어쨌든 이 날 봤던 경기도 원래 다른 날이었는데 비 때문에 연기된 거였고,
그 다음 날부터는 며칠 안 남은 시즌 마지막까지 원정 경기라,
이 날은 어쩔 수 없이 비가 와도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죠.
다행히 경기 중에는 폭우는 아니었지만 분무기로 뿌리듯이 계속 내리는 비가 썩 달갑진 않았어요.
더 안 좋았던 건, 원래 이 경기 때 애런 저지 버블헤드를 준다 그랬는데,
경기 일정이 밀리면서 이런 사은품(?) 주는 일정까지 바뀌더군요? 아니 왜? 그냥 주면 될 걸...
(그 때 주기로 되어 있던 그 버블헤드는 이번 토요일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 때 준다 하네요. ㅠㅠ
이번 주말에 양키스 경기 보러 가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여튼 그래서 너무 가기 귀찮았지만, 표를 사 둔 걸 환불받을 수도 없고... 가야 했죠.
그렇게 내리는 비 덕분에 기온도 살짝... 추웠어요.
한국에서 거의 입지도 않고 어딘가 쳐박아 뒀던 우비를 혹시나 해서 가져왔는데, 뉴욕 여행 때 참 잘 입고 다녔어요. ^^
야구장에서도 입고 있었는데 그거 없었으면 비도 비지만 벌벌 떨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야구장에 가니 기분이 좀 별로였어요.
비가 와도 어쨌든 야구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고,
주말 경기가 월요일 낮으로 미뤄진 건데 - 당연히 평일 낮이니 주말보다 사람이 없긴 하겠지만
(물론 야구장은 경기가 시작한 뒤에도 사람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나중에는 조금 늘긴 했는데)
이렇게 관중 없는 경기는 생전 처음 봅니다.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를 부를 때도...
비도 꽤 왔고... 한산했고... 그래도 대부분 충성스러운 양키스 팬들로 보이더군요.
경기가 이미 시작됐는데... 관중이 너무 없죠? ㅎㅎ 시범경기나 마이너리그도 이 정도는 아닐 듯.
텅텅 비어서 그냥 아무 데나 앉아도 되겠더라구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저희도 원래는 홈플레이트, 저기 위 뒷쪽 자리였는데 1루 쪽으로 와서 봤습니다.
양키스 팬은 아니지만 애런 저지는 좋아해서... 보러 갔어요.
빵빵 쳐주기를 기대했지만 어쨌든 첫 타석은 볼넷.
(볼넷으로 나갔는데 사람들 반응은 뭐 안타라도 친 줄;;)
경기장이 한산한 만큼 음식점(?)도 다 열지는 않았어요.
사실 핫도그 이런 건 어딜 가나 있을 정도로 흔한데, 저희는 걷고 하다 보니 거의 외야쪽까지 왔네요.
테이블 같은 게 있길래 서서 핫도그와 탄산음료, 감자튀김을 먹으며... 멀리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참, 상대팀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예전에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가장 오래 있었던 팀이죠.
제가 좋아하는 팀의 선수 한 명도 여기로 막 이적했기 때문에 원래 같으면 D-백스를 응원했겠지만,
양키스가 지난 시즌에 잘 못 했고, 또 홈 구장이고 하니 마지막 홈 경기는 양키스가 이기기를 바랬어요.
그리고 그 시즌 때 D-백스는 성적이 괜찮았고 양키스는 안 좋았기에
더더욱 양키스가 꼭 이겼으면 했어요.
경기장 필드 흙을 고르는 사람들...
양키스 구장에는 재미난 이벤트가 있어요. 6회 끝나고였나(?) 정확한 회차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런 사람들이 나올 때 Village People의 Y.M.C.A. 노래가 흘러나와요.
(야구장마다 다 하는 건가 싶었는데, 양키 스타디움에서만 하는 것 같아요.)
후렴구 Y.M.C.A.~ 나올 때마다 다들 팔을 들어서 알파벳 모양으로 만드는 율동을 합니다.
전에는 그냥 노래가 나오니까 신나고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별 생각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그게 좀 다르게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뭐랄까, 좀 찐따;; 같은 느낌...?
근데 계속 그 율동하는 걸 보고 있으니, 저 사람들은 진짜 양키스의 열혈 팬들이구나...
율동하는 모습이 좀 귀엽게 보이기도... ㅎㅎ
무엇보다도 저렇게 빈 자리가 가득한 경기장, 우중충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나중에는 보기 좋더라고요. (지금도 가끔 이 영상을 봅니다. ㅋㅋ)
우중충한 날씨, 한산한 경기장. 내야와 홈 쪽도 저 정도이니 외야 쪽은... ㅋㅋ
7회초 끝나고 '야구장 데려가 달라'는 노래 부르기 전에...
God Bless America 이런 노래도 부르네요.
미국 국기 큰 거 가져와서... 경기 시작 전 국가 부를 때에 이어 두번째로 화면에 잡히던 사람들.
아쉽게도 이 날 애런 저지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요 때 홈런성 타구를 하나 날렸지만 D-백스 선수가 잘 받아내서... ;;
내야 쪽에서도 종종 새들이 날아다니는 게 보였지만,
아무래도 외야 쪽은 사람이 더 없다 보니 새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참새들이 날아와 앉아있는 걸 보니 웃겨서 찍었어요.
도망갈까 봐 가까이는 못 가고 줌인 해서 찍었는데, 귀여웠어요. ㅎㅎ
외야에 있으면 이렇게 불펜도 가까이(?) 보이네요.
한 번도 자세히 본 적 없던 게 이 날은 눈에 들어왔어요. 저 철골 프레임에 가시처럼...
친구 말로는, 새들이 앉지 못하게 해 놓은 거라고 하네요.
하긴 새들의 배설물로 상하면 안 되니까요.
어쨌든 경기는 다행히 양키스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이 날 양키스 선수 두 명이 홈런을 쳤는데, 둘 다 시즌 중에 이 날 전까지 홈런이 1개? 이런 선수들이어서
오히려 그 홈런을 보는 게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기대 없이 봐서 ㅋ)
그리고 비록 경기 자체보다는 다른 부분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경기들보다 더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경기였습니다.
저희는 둘 다 양키스 팬은 아니었지만, 재밌었어요. 또 야구 보러 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