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5일 드디어 인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발하게 됩니다.
미국 비행기를 타게되면 항상 기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발 옆자리에 덩치큰 사람만 앉지 마라....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좌석이 아닌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탑승하는 이코노미석의 특성상 옆사람의 체형은 상당히 중요하다는거 다들 아실겁니다.
그런데 저는 하필 여성치고는 엄청 덩치가 큰 미국인이 옆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사전에 미리 통로석으로 예약을 해놨기에 그나마 났었습니다만 미국 도심에서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덩치큰 여성이라 몸을 한쪽으로 기울여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해당 여성도 본인의 덩치 때문에 타인들이 불편해하는걸 아는지 최소한 몸을 쪼그리려고 애를 쓰는 모습에 뭐라고 할 수도 없었고, 오히려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기위해 최대한 배려할 수 밖에 없었네요. 장장 10시간 동안 그런자세로 비행에 탑승했던터라 실제 시애틀 공항에 도착했을때는 수면도 제대로 하지 못해 상당히 몸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입국수속은 아주 수월했습니다. 한국사람만 따로 분류하여 한국말이 가능한 직원이 옆에서 최대한 도와주었고, 가지고간 일정표 덕분에 큰 문제없이 수속을 밟고 미리 예약한 알라모 렌터카 버스를 타고 공항근처에 있는 업체로 갔습니다.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렌터카 직원과 주변인들의 놀라운 시선을 뒤로한채, 인피니티 QX60를 운전하게 되었지요.
계획대로 먼저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H마트에 가서 장을 봤습니다. 햅반과 컵라면, 김치/맥주 등을 구입하고 첫 숙소가 있는 스포캔벨리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입국수속 및 렌터카/장보기 등에 의외로 시간이 소비되어 오후 5시에 마트에서 출발하게 되어 스포캔벨리에 저녁 10시 정도에서야 도착하게되었고, 근처 버거킹에서 산 햄버거와 미리 구입한 맥주로 첫번째 날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지친몸과 시차로 인해 전혀 숙면을 하지 못한 상태로 운전하다 깜빡 조는 상황도 맞이해서 중간에 지인이 운전대를 잡았지요.
다음날은 스포켄벨리에서 빌링스까지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약 540마일(864km)의 일정이었죠.
가는 도중에 엘로스톤에 들러 1박을 하려고 하였으나, 한 겨울이라 입장자체가 제한되어 있고 도로 자체가 패쇄된 곳들이 많아 일정상 지장을 줄 수 있어 옐로스톤 일정은 취소하였습니다.
게다가 피츠버그에서 지인 한명이 합류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최대한 미국 북부를 빨리 횡단해야했었죠. 지인은 1월 3일까지만 동행하기로 되어 있었거든요.
2일째부터 장거리 운전을 해야했기에 걱정을 했었지만 기우였습니다. 운이 좋았던지 전주에 폭설이 내렸으나 이후 도로가 정비되어 운전하기에는 좋은 상태였었기 때문이죠. 반면 주변경치는 정말 멋졌습니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이런 경치가 주변에 펼쳐지면서 미국 북부 특유의 침엽수림이 우릴 맞이해줬습니다.
몸은 너무나 피곤했었으나 한 겨울임에도 이런 화창한 날씨와 아름다운 나무들을 보면서 정신이 문득 맑아지는 기운을 느꼈었지요.
그리고 이후의 풍경은 피곤함을 싹 잊게만드는 지금까지 태어나서 손에 꼽는 그런 풍경이었습니다.
특히 옐로스톤으로 가는 입구 근처 도로는 정말 압도적이었지요.
이런 경치가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같이 갔던 지인들과 계속 "와", "와" 감탄사만 연발했었고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죠.
빌링스 이후의 일정은 그 유명한 미국 대통령상이 위치한 러쉬모어에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미국 블랙힐스 국립공원 안에 있는 곳이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일정은 계속해서 꼬였습니다. 바로 시차 때문이죠.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가는데 우리는 서쪽으로 가니 가면 갈수록 시간이 줄어들더군요. 시차 때문에 그리고 그 여파는 해가 빨리 지는걸 경험하게됩니다.
서쪽으로 가면 갈수록 완전 일몰이 되는 시간대가 7시->6시->5시 이런식으로요.
오후 4시만 해도 화창하던 지역이 30분 정도가 지나자마자 칠흑같은 어두움으로 변하는 광경은 우리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미국 북부의 고속도로 주변에는 가로등이 거의 없더군요. 과거 미국 동부 중심의 로드트립을 했었던 저에게도 상당히 낯선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퇴근시간대는 지역을 이동하는 수많은 차량들로 인해 주변이 밝았지만 저녁 8시 이후로는 차량이 확 줄어 어둠속에 나홀로 운전이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중앙선에 설치한 일종의 야광등은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중앙선 야광등에 집중하면 할수록 빠져들면서 정신이 어지로움과 더불어 착시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주변 경치가 전혀 안보이는 야간운전의 어려움을 더 가중되게 만들었죠.
하여 자주 창문을 열면서 운전을 하게되었습니다. 일정에 대한 압박과 기다리는 지인에게 최대한 빨리 가기위해서 숙소에 주로 밤 9시 정도에 항상 도착했었으니까요. 하여 러쉬모어-나이아가라폭포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은 운전만하여 통과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아쉬운 시간들입니다. 훗날 한국에 돌아온 후 해당 동선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가 지나쳤던 아이다호-몬태나-사우스다코다-미네소타-위스콘신-미시간(시카고)주까지 6개주에는 가볼만한 국립공원이나 관광지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정상 어쩔수 없이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많은 것들을 도로위해서 놓쳐버린것이지요.
게다가 러쉬모어의 경우 당일 안개가 끼는 바람에 제대로 5명의 미국대통령 상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러쉬모어로 가는 블랙힐스 국립공원은 전염병으로 인해 나무들이 많이 죽어있더군요.
이런 광경이 1시간 동안 이어졌죠. 그리고 드디어 대통령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조지워싱턴 대통령~!! 도중에 내려 사진을 찍지않았다면 갔다는 증거를 전혀남기지 못할 뻔 했습니다. 이때만해도 정말 기대감 뿜뿜이었죠. ㅎㅎ
그러나... 러쉬모어 입구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낌니다. 안개가 자욱한게 뭔가 불안했기 때문이죠.
정말 암담하더군요. 근무하는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전혀 볼 수 있는 확률이 없다고 합니다. 아니 낮 오후 시간에 이런 안개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아침도 아니고.... 그 먼거리를 이거 하나 보자고 왔는데, 제대로된 인증샷 하나 찍지 못하고 돌아오는 기분이란.....
그래도 아무것도 남기기 모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바로 저 안개속에 대통령들이 있죠....
지인들과 너무나 실망해서 블랙힐스 국립공원을 빠르게 빠져나왔고, 원래 계획은 공원 안 숙소에서 숙박하려 했지만 너무 큰 상실감에 분노하여 근처 레피드시티에 있는 월마트에서 맥주를 폭풍구입하였죠. 에라 술이나 황창 마시자는 생각으로...ㅎㅎ
미국 자동차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점 중 한가지가 바로 맥주입니다.
각 주마다 파는 맥주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고 특색이 있어 하루에 무조건 3개 브랜드의 맥주를 구입하였습니다. 330ml 맥주 6병을 담은 1상자당 대략 5~9불대라 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매일 매일 오늘은 어떤 맥주를 마셔줄 것인가가 고민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레피드시티에서 산 기네스는 정말 인생기네스라 말할만큼 국내에서 마신 그 어떤 기네스보다 훠~~~얼씬 맛있었습니다. 너무나 고소하고 그 풍미가 너무 좋아 계속 감탄하면서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까지 이떄마신 기네스보다 맛있었던 기네스는 없었네요.
몇일동안 계속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먹으면서 급하게 달려왔었고, 지인 중 한명이 거듭된 미국음식 특유의 느끼함에 질려있던터러 가는 도중 한 중식당을 검색해서 갔습니다.
위치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주인분이 한국분이었습니다. 대도시도 아니고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소도시인데 이곳에서 한국분을 만날지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워낙 한국사람을 보기 힘든 지역이라 주인분께서 너무나 반가워하더군요. 주문한 메뉴외에 따로 오이무침을 주시고, 계산한 이후에도 30여분을 저와 일행을 붙잡고 대화하기를 원하더군요.
아마도 같은 한국인 만나는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러했던거 같네요.
양도 어마어마하고 맛도 상당한 볶음밥이었습니다. 과거 미국에서 체류할때도 테이크아웃등으로 중식당은 자주 이용했었기에 어느 정도 기대는 했었는데 그 기대를 넘어서더군요. 같이 갔던 지인들도 감탄하면서 먹었던....
한국의 그 어떤 오너쉐프가 하는 곳보다 훠~~얼씬 맛있었습니다.
의외로 미국현지의 한국식 중식당이 한국보다 짬뽕이 더 맛있는 경우가 많고, 볶음밥의 경우 판다익스프레스와 같은 프렌차이즈부터 동네마다 있는 소규모의 테이크아웃 전문 미국식 중식당들도 한국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볶음밥과 치킨스프 같이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죠.
사실 오래간만에 미국식 탕수육을 먹고 싶어 스윗 & 사우어포크를 주문했었지만 이 식당은 현지인들에게 너무 최적화되어 있어서 상당히 달다라는 조언을 듣고 포기했습니다.
이후 시카고를 목표로 달렸는데, 원래 계획은 시카고에서 1박을 하는 거였으나 전날 봤던 미국 시카고시 1일당 총기사망수를 확인해보니 하루 2명꼴에서 3명꼴로 증가하였더군요. 게다가 시카고 북부부터 분위기가 영 살벌하여 그냥 통과하는 걸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어차피 대도시라 나중에 관광으로 올 수 있는 기회가 언제든지 있으니까요.
워낙 처음부터 너무 놀라운 경치를 보았었기에 시카고로 가는 길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퐁력발전이 있는 이런 경치도 그냥 그렇더군요....
시카고도 그닥..... 특히 시카고 북부는 그 분위기가 음산하고... 대도시 답게 다운타운 근처 도로는 차량이 상당히 많더군요. 전철역은 분위기가 총격전이 마구 일어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소나타, 스포티지 등 한국 차량이 많이 보여 반갑기는 했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하지만 역시 일본 브랜드에 비해서 그리 눈에 띄지는 않았네요. 그저 제가 있었던 1996년에 비해 많이 보인다는 정도?
여행하는 내내 미국의 기름값에 놀라곤했습니다만(제일 싼 곳은 역시 유전과 쉐일오일이 많은 텍사스 근처)
이날은 옥탄가 93의 최고급 휘발류가 1갤론당(3.78리터l) 2.38달러....
빌린 차량이 배기량 V6 3500CC급의 프리미엄 차량이었기에 옥탄가 93 휘발류를 써야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더군요. 처음에는 가뜩이나 싼 기름값을 더 절약하려고 87짜리를 쓰다가 가속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고, 오히려 저옥탄가 휘발류의 주행거리가 덜 나오더군요. 하여 여행하는내내 옥탄가 93~94의 휘발류를 사용했습니다.
뭐 기름값이 아주 비싸봤자 1갤론당 4달라 이하니...(가장 비쌌던 곳은 리오시 근처(LA~라스베가스 사이)였었음)
미국 여행 중 기대를 넘어선 곳 중 하나가 바로 오대호 주변 도로 경관이었습니다.
오대호 각 호수 하나당 크기가 바다급이라 주변 도로를 따라가보면 수평선이 현재 있는 위치보다 훨씬 높게 보입니다. 물의 수면이 현재 내가 있는 곳보다 높게 보이죠. 마치 빌딩처럼요. 게다가 호수에 있는 선박의 크기가 어마어마 했었습니다.
털리도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가 위치한 버펄로까지 가는 국도는는 그런 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도시와는 달리 아기자기한 미국의 오래된 주택들이 길가에 듬성듬성 있고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느긋하게 달릴 수 있는 코스입니다.
겨울의 나이아가라는 정말 한산 했습니다. 워낙 비성수기에다 12월 북미대륙의 강추위가 극심해 찾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하여 문을 일시적으로 닫는 음식점들도 많고, 호텔도 대부분 한산했습니다만 역시 관광지라 그런지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더군요.
폭포가 보이느냐 안보이느냐에 따라서 호텔급수와 상관없이 가격은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만, 우리야 무조건 경비를 절약하자란 마인드였었고, 도중에 숙박했었던 2군대의 데이즈인에 워낙 만족했었기에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도 데이즈인에 숙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데이즈인보다 규모가 컸음에도 시설은 형편없더군요...... 정말 여행당시 들렀던 데이즈 인중에 가장 최악이었습니다.
겨울 나이아가라 폭포는 기대 이상이더군요. 오히려 겨울이라 수증기가 발생하여 하늘로 용솓음치는 그런 풍경이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다만 너무 추워서 오래있지는 못하겠더군요. 겨울임에도 관광객들이 꽤 있었습니다.
밤의 나이아가라폭포도 볼만은 했습니다만 폭포가 보이는건 아니고 건너편 토론토의 도시 풍경이 좋다라는 정도였네요. 한산한 미국 쪽과 달리 토론토는 대도시라 그런지 정말 화려하더군요. 사진으로는 그 풍경을 담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는 관광지 답게 물가가 상대적으로 좀 비싼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맥주가격이 상대적으로 창렬하더군요. 다만 캐나다산 맥주를 많이 취급하고 있어 호기심이 생겨 구입했지만 결과는 별로였습니다.
굳이 사마실 필요가 없는 그런 맥주였네요.
하루 숙박하고 지인이 있는 피츠버그로 달려갔습니다. 지인이 있는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 대학 ETC에 방문하여 지인을 픽업 후 근처 마트에서 다양한 맥주를 구입하였습니다. 로컬 마트였는데 의외로 타 도시 대비 고급진 맥주가 상대적으로 많아 정말 고민이 많았었죠.
당시 한국 이마트에서 1병당 1만원에 팔던 독피쉬 헤드IPA 6병이 무려 8.39불이라는 가격에 판매하는것에 놀랐고, 게다가 그 종류가 여러가지라 정말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맥주들이 많아 무엇을 고를까 일행들과 상당히 고민했었죠.ㅎㅎ
피츠버그는 잠시 3시간 정도 있었던 곳이었지만 전형적인 미국 대도시의 분위기였습니다. 다운타운은 고층빌딩이, 그 외에는 오래된 주택들.... 하지만 월세는 정말 넘사벽... 지인이 사는 집 근처를 돌아다니는데 예전 뉴욕 플러싱 퀸즈를 돌아다니던 그때가 문득 생각나더군요.
다만 대학가 근처의 경치는 좋더군요. 카네기멜론 ETC는 특이하게 피츠버그 대학 옆에 위치해 있더군요.
보통 도심에 위치한 대학들은 길거리 캠퍼스라 북적북적한데, 여기는 그나마 강변에 위치해 좋았습니다.
지인을 빠르게 픽업하기 위해 미국 북부 일정은 거의 운전만 하느라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12월 16일에 미국 시애틀에 도착했었는데 피츠버그에서 지인을 픽업한 날이 12월 22일이니까요.
미국 북부를 6일만에 횡단한 샘이죠....
지인을 픽업하지마자 빠르게 우리의 다음 여행 목적지인 조지아주의 서배너로 달려갔습니다.
오래전 기억을 사진을 보면서 회상하는터라 횡설수설 했네요. 이상 미국 북부편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