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때도 햄버거와 타코를 꽤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뉴욕에서는 그 취향이 거의 생존 기술에 가까워졌다. 혼자 움직이기 좋고, 싸고, 빠르고, 무엇보다 실패 확률이 낮았다. 여행자에게 이 네 가지는 꽤 중요한 덕목이다. 동생과 누나, 매형은 꼭 하루 한 끼는 집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 중에 하나가 들어간 요리를 먹어야 한다고, 실제 그들은 햄버거만 먹다가 체했다던데 나는 아니었다. 사실 이미 거의 10년간 쌀밥보다 밀과 고기가 주식이었어서 위가 놀랄 일은 없었다. 오히려 가끔 명절에 집에 내려가면 2인분씩 퍼주는 떡국 때문에 체한 적은 있어도 말이다.
뉴욕의 맥도널드는 음식보다도 공간이다. 어디에나 있고, 화장실이 있고,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곳. 우리나라 은행처럼 보안관이 항상 있었고, 문 근처에 배회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는데 묘하게 점심시간 은행에 온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꿀팁을 하나 추가하자면 맥도널드 미국앱을 다운로드하여 가입을 하면 1달러 미만으로 햄버거 취식이 가능하다. 다른 패스트푸드도 마찬가지. 그때부터 나는 모든 패스트푸드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처음 가입 시 주는 deal 쿠폰을 챙기기 시작했다. 타코벨도 자주 갔는데, 한국에서 타코벨을 먹고는 타코를 간혹 건강식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먹으면 깜짝 놀랄 맛이다. 치즈가 꾸리꾸리하고, 기름이 흐른다. 물론 맛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