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파란만장한 디트로이트공항 심사후기 (한국 돌아갈뻔...??)

 


내용:
대학 졸업후 군대 전역까지 하고나서 취업전까지 잠시나마 쉬고자 NC에서 공부중인 누나의 초대로 어제(1/13) 미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주 임무는 조카와 놀아주기(ex. 농구, 런닝 등)....
수고해달라는 의미로 매형이 비행기표는 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매형)

참고로 저의 상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 대학 졸업 후 군대를 다녀온 20대 중후반 남성
- 적당한 가방이 없어 군대에서 받은 사막색 밀리터리계열 가방(미군들이 쓸법한)을 메고 챙겨감
- 취업시즌전까지 누나를 도와줄 겸 쉬고자 약 80일간 미국에 있을 계획
- 그러므로 현재 고용되어있지 않은 무직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12시간 34분이라는 기나긴 비행을 마치고 미국 본토에 처음 들어와 설렘과 피곤함을 가지고 입국심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권이 바껴 써있진 않지만 6년전 하와이로 가족여행 다녀온적이 있어요)
디트로이트 공항은 생각보다 심심한 느낌이었습니다.

직원분께서 제 가방을 보시더니 미군은 다른쪽에 줄서면 된다고 친절히 안내해주더군요
그저 한국군대를 전역한지 10일이 조금 넘은 대한민국 평범한 남성이라 난처한 웃음과 함께 짧은 영어로 답하며 ‘travler’ 대기줄에 섭니다.

제 차례가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긴장이 되더군요...
저보다 먼저 입국심사를 본 분의 심사내용이 칸막이 너머로 얼핏 들립니다
심사관: “30일이나 미국에 머문다고? 꽤 오래 있네?“
이 대화를 듣고나니 저를 얼마나 이상하게 볼까 생각이 들더군요....(저는 ESTA로 80일을 머물 계획이므로)

오랜 기다림끝에 제차례가 왔습니다.
심사관이 제 가방을 보더니 군인이냐고 또 묻더군요. 10일 전에 전역했다고 대답하니 고생했다는 등의 일상적인 대화가 오가 분위기가 좋았습니다.(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구요....)
기본적인 신원절차가 끝났는지 본격적인 심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심사관: 미국에 얼마나 있을거야?
나: 약 80일 정도 머무를거야
심사관: 80일? 그렇게 오래 머무르면서 뭐하려고?
나: 구경하려고 왔지
심사관: 80일동안 한국에 없어도 돼? 어디 고용되어 있는 곳은 없어?
나: 없어. 전역한지 얼마 안됐고, 취업시즌이 아니라서 그 전까지 있다갈거야
심사관: 비행기 일정표 보여줘봐
(다행히 미리 뽑아둔 비행기 일정표가 있어 전달했습니다.)
심사관: 80일 동안 계속 여행만 할꺼야? 어디서 지내는데?
나: 여기에 가족이 있어. 누나랑 조카가 있는데 누나가 공부하는 동안 조카 돌봐줄(take care) 사람이 필요해서, 사실 조카 돌봐주는게 주요한 이유지 하하

오기전에 본 ‘이렇게 하면 입국심사 거절된다’라는 너튜브 영상에서 거짓말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은 터라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묻지도 않은 얘기를 해줍니다.

심사관: 여기서 지내려면 돈 있어야 할 텐데, 그럼 누나가 돌봐주는 조건으로 너한테 비용을 지불하는 거야?(paying)
나: 몰라, 그런 얘기까진 따로 안했는데?
심사관: 대략 한달에 얼마정도 있어야 할 거 같아?
나: 글쎄 내가 여기 상황을 잘 몰라서, 아마도 한달에 천불정도?
심사관: 그럼 네가 돌봐주는 조건으로 한달에 천불정도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 아마도? (제 입국심사가 꼬인 결정적인 순간입니다....ㅋㅋㅋㅋ 이렇게 물어봤을 때 제 돈이랑 카드가 있다고 했으면 될 것을...)
(이 당시 생각으론 집도 제공해주고 조카 데리고 다닐때 이것저것 사먹으라고 당연히 용돈도 조금 주겠지 싶어 비용으로 환산하면 한달에 100만원 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저렇게 대답했네요....ㅠㅠ ㅋㅋㅋㅋ)

결국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다른 직원에 이끌려 옆 방에 있는 심층면접 장소로 이동합니다.

심층면접장소의 분위기는 저도 뭔가 잘못된걸 직감해서인지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왔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심층면접 보시는 분의 어조가 취조하는 듯한 말투였어요.
참고로 그 방을 모르는 분들께 정보를 드리자면 그 안에서는 전자기기(휴대폰, 태블릿 등)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한국분들이 들렸다 가시는 것을 보고 조금 안도했습니다
(다르게 얘기해면 많은 한국분들이 들어왔다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정도로 오래 방안에 있었다는 의미죠 ㅋㅋㅋ)

심층면접관과의 기본적인 질의응답 후, 아까했던 한달에 천불 얘기를 또 하고맙니다... ㅋㅋㅋㅋ

면접관: 가족 전화번호 좀 알려줘봐
나: 응 그럼 휴대폰 좀 잠깐 써도 될까?
면접관: 번호만 알려주면 되지 왜 필요해? (의심)
나: 번호를 못외워서 그래

전달받은 번호로 면접관이 전화를 거는데 하필 누나가 일하느라 전화를 못 받았나 봅니다.
나: 일하고 있어서 전화가 안되나 보다
면접관: 글쎄 네가 가족이라 하는 사람은 전화받을 생각이 없나보네? (의심2)
나: 하하

누나가 곧 핸드폰에 떠있는 입국심사부서라는 부재중 전화를 보고 저에게 보이스톡이 와서 면접관에게 양해를 구한 후 전화로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면접관은 그와중에 영어로 얘기하라고 다그칩니다

면접관에게 다시 연락해보라고하여 다행히 두번만에 연락이 닿았습니다.
면접관이 저와 했던 질의응답을 토대로 누나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던 중 문제의 천불얘기가 나옵니다

 

면접관: 오케이. 그리고 네 아들을 돌봐주는 조건으로 천불을 받는다는데?
누나: 엥? 그런 얘기한적 없는데?
면접관: (저를 쳐다보며) 얘가 아까 그렇게 얘기하더라고 (의심3)

누나가 그에 대한 해명을 잘했는지 전화가 끝났습니다.

면접관: 네 누나는 너한테 돈 준다는 얘기를 한적이 없다는데?
나: 응 얘기된건 아니야. 내가 여기 경제수준을 모르는데, 여기 살면서 그정도 비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얘기했던 거지
(그 사이 핸드폰은 쉴새없이 진동이 울리는데... 누나 미안 여기서 핸드폰 못봐)

여차저차 사실확인이 되었는지 한창을 서류작성하고, 저보고 따라오라고 하더군요
한국으로 돌아갈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디트로이트에 들어왔을 때 찍은 영상 인스타에 올리려고 했는데 아직 올리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방을 나서며, 면접관이 다 확인됐으니 짐찾으러 가보라고 하네요
면접관: 처음에 잘 얘기하지, 불필요하게 오래 있었잖아
나: 고마워, 그리고 귀찮게해서 미안하다 (그 사이 면접관 아저씨와 정이 들었나 봅니다)

나와서 누나에게 온 카톡을 확인하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겠더군요
‘너는 돌봐주러 온게(take care)아니고 얘랑 놀아주러(play with) 온거고 경비는 지원해주는데 거기서 굳이 그걸 얘기할 필요는 없다 그러다 큰일나’

결국 이렇게 파란만장한 입국심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조금 짧게 왔다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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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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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여디가 네이버 카페 원문을 읽고 정리한 요약입니다. 전문과 댓글은 원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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