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북에서 100년이 훌쩍 넘은 펍이 있대서 꼭 가보고싶었어요. 제가 맥주 귀신이거든요.
씩씩하게 길을 무지 헤메며(?) 찾아간 그곳은
아... 프로혼여족인 저 마저도 잠시 머뭇거리게 할정도로
젊고 늙은 외국인 사내들(?)만 잔뜩 있는거에요
여성분들도 있었는데 남성들과 함께 동행하신분들이 소수로 5ㅡ6명 정도이고
귀가 찢어질듯이 이야기하는 외국인 남성들이 꽉차있는 곳은 저 마저도 한번 흠칫하게 했어요
예전에 듣기로 맥주는 좀 더 남성들 술이고 여성들은 주로 와인이나 칵테일 문화라고 듣긴 했으나 고리짝적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오니 그말이 맞나 싶을정도더라고요
그렇지만 뭐 어떠냐 언제올지 모르는데 기죽지말고 들어가자 당당히 들어갔는데
대낮에 동양 여성이 혼자 당당히 들어오니 몇몇 신사분들께서 얜 모지 이런 얼굴로 조금 쳐다보시긴했지만ㅋㅋㅋ
애써 그 시선을 뒤로하고 당당히 다크비어를 시켰습니다. 8달러를 내면 두잔을 줍니다. 라이트랑 다크 있었는데 한잔한잔 시켜먹고싶었지만 혼이 나갈듯한 분위기에 얼떨결에 다크만 주문했어요
와 근데 길 헤메느라 정신이 없었고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오기전에 매그놀리아 바나나푸딩을 먹고와서 속이 니글거리던 차에 마신 그 다크비어는 인생에 손꼽히는 맛이었습니다.
서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나이가 좀 있으신 신사분 두분께서 레이디는 앉아서 마시라고 자리를 내어주시더라고요. 괜찮다고 했는데 앉아서 천천히 enjoy 하라고 사람좋게 웃으셔서 더이상 마다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최대한 피해 찍으려고 하다보니 사진은 많이 못남겼는데
인테리어가 정말 멋져요 역사가 그대로 묻어나는 느낌입니다 유명인사들 사진 신문기사 이 술집 굿즈였을것같은 물건들 등등
더운 여름날 사람으로 꽉차 뭔가 미지근하고 찐득한 공기속에서 적절한 온도의 다크에일은 정말 아 내가 잘왔구나 가게앞에서 용기내길 잘했구나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라이트비어까지 마셔봐야지 해서 두잔셋트로 다시 더 마셨구요. 라이트비어도 훌륭하지만 다크에일이 진짜 최고에요
고막이 터질것같아서 한잔 더 마실까 고민하다가 화장실 문제로 동동거리고 싶지 않아서 라이트 비어만 비우고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200년된 주막 이런게 남아있었으면 재밌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어요 ㅎㅎ
맥주 좋아하시는분들 한번쯤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