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에어프레미아 타고 LA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가는 편은 아무 문제 없이 잘 도착했고, 현지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제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발생했습니다.
LA공항에서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한 뒤,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고, 밑으로 가라앉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주변 승객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저 역시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혹시 이 상태로 이륙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들었습니다.
승무원분들이 무전기로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고, 약 30분쯤 지나서야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다. 위치를 옮긴 후 점검하고 출발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비행기는 꼼짝을 하지 않았고, 결국 1시간, 2시간, 3시간 넘게 기내에서 대기하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매 시간마다 “점검 후 곧 출발 예정”이라는 방송만 반복됐고요.
결국 3시간이 넘게 지난 후 “모두 하차하라”는 방송이 나왔고,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다리는 동안 공항에서 사용할 밀 쿠폰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결항이 확정되었고 다음날 항공편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날이 일요일이라 많은 분들이 다음날 월요일 일정이 잡혀 있었고, 그래서 “다른 항공사로 연결해줄 수 없냐”는 문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환불은 가능하지만 다른 항공편은 각자 알아서 예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정책상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당일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의 다른 항공사 요금이 편도만 100만 원이 넘는 수준이라, 대부분의 승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다음날 에어프레미아 항공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항공권을 변경해야 하는지 명확한 안내가 없어서 승객들이 공항 안에서 이리저리 헤매야 했고, 항공편 변경 업무를 담당한 직원분도 단 한 분이라 한 사람씩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했습니다. 줄이 앞쪽이던 분들은 다음날 아침편으로, 뒤쪽이던 분들은 다음날 밤편으로 변경되었고요. 다행히 좌석 여유는 있어서 결국 모두 다음날 항공편을 이용하긴 했습니다.
짐을 찾고 호텔로 이동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결국 호텔에 도착한 시점은 저녁 6시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원래 비행기 출발 예정 시각이 오전 10시 50분이었으니 거의 하루를 허비한 셈이었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제 경우 다음날 밤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호텔 체크아웃은 오전 11시로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저녁 비행기를 타기까지 12시간 가까이 공항 근처에서 떠돌아야 했습니다. 호텔이 공항 근처에 있어 주변에는 카페도 마땅히 없고, 그냥 호텔 로비나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식사 지원도 전혀 없었습니다. 결항 당일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 점심, 저녁까지 전부 제 돈으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말 그대로 일정은 망가지고 지출은 늘어난 하루였고요.
한국 도착 후 에어프레미아 측에 이번 상황에 대해 보상 문의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다음날 항공편과 호텔을 제공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항공사들은 이런 경우 식사 쿠폰이나 마일리지, 바우처 정도는 제공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에어프레미아는 그런 기본적인 보상조차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실망스러운 건 항공기 자체의 안전 관리입니다. 어떻게 승객을 다 태우고 활주로로 이동하던 도중에 타이어가 터질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륙 전이라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만약 이륙 중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이었거나 착륙 도중에 터졌다면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번 일로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혹시 이 항공사를 이용할 예정이신 분이 있다면, 이런 리스크도 함께 고려하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