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가 떠났다.
캘리포니아로 넘어간다고 했다.
서울엔 태풍이 왔다고 했다.
그렇게 Y는 태풍과 함께 내곁을 떠나갔다.
인연을 만드는일이 꼭 유쾌한일만은 아니다.
어느샌가 친해져 헤어지려하니 서운한 마음이 가득하다.
이제 영어 통역누가...

저 쭈글쭈글한건 할머니가 아니라 도넛피치.jpg
아침은 대충 간단히 먹고 동생이 과일먹으라며 이거저거 집어주는데
그중 신기한것 하나가 껴있다. 그것이 뭐냐 물으니 도넛피치란다.
생긴꼴이 꼭 무화과 말린거같아 웃으니 그냥 오래된거란다.
응? 아니 잠깐 뭐...?
맛은 그냥 복숭아 맛이다. 좀 시들었지만 먹을만했다.
그러고 있는데 Y가 다시 나타났다.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내일로 미뤄졌덴다.
푸하하하하 괜한 웃음이 났다.
아쉬운 인연에 인저리 타임이 주어졌다.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앞은 이런모습.jpg
오늘은 한국에서부터 가고싶었던 그리니치 빌리지로 정했다.(애들꺼 가이드북 뒤져보다 급 정했다)
과거 영국의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살았던 곳이라 그리니치(영국의 한 지방) 빌리지라 불렸는데
지금은 고급주택지 정도로 보면된다.
입구부터 영국의 그리니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는 무슨 어딘지도 몰라.jpg
들어가는 초입부터 분명 몇일간 보아왔던 뉴욕과는 사뭇 다른느낌이다.
그 조그만 맨해튼에 참 얼기설기 다양히도 모여산다.
이 당시는 SL이 한국에 아직 출시전이다.jpg
조금 걸었을까 사춘기지난 스무살, 내 가슴을 울렁일정도로 흔들었던 그 무기물이 웅장하게 서있었다.
" 이야이씨 저거뭐야 "라고 달려가는데 Y 가 내 팔목을 낚아채며
" 형 차안에 흑형 타고있어요. "
악... 참을인 세개를 자동차 앞에서 새기는 나도 참 병이다.
아이패드가 전세계를 휘어잡는고만.jpg
비행기는 왜 못 떴을까?
이렇게 날씨가 화창한데
캘리포니아 쪽의 날씨가 좋지 않았던 모양이지?
아 나도 개한마리 가져올걸.jpg
유독 양말을 발목까지 올리고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같은 맨해튼 안에 있다는게 좀 의아할 정도로 분위기가 여유롭다.
AV 면접같은걸 보나?.jpg
웬 디자이너 숍에 늘씬한 미녀들이 줄을 서있는걸 보니 모델 면접같은걸 보는 모양이다.
블리커 거리를 올라오다보면 디자이너 숍들이 많이보인다.
소호 보다는 그 수가 적지만 아기자기한 숍들이 여기저기 숨어있어 찾아보는것도 재미있다.
이집은 비싼 마크제이콥스였다.jpg
그리니치 빌리지에 대해 한국사람들에게 잘 알려져있는것중 하나는
이곳에 오면 마크제이콥스의 의류를 싸게 살 수있다는것.
마크제이콥스는 뉴욕이 낳은 디자이너로
루이비통의 수석디자이너이자 자신의 이름을 내걸은 마크제이콥스,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등 8개의 브랜드를 책임지고있는
우량한 게이 디자이너다.
뭐 좀 물어보려 다가가다가 들려오는 왜놈소리에 자연스레 지나쳤다.jpg
그리니치 빌리지안에만 마크제이콥스 매장이 5개가 넘는듯 싶다.
싸게 파는곳은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로 애당초 마크제이콥스보다 조금 저렴한 서브브랜드.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정말 헉 소리나게 싸다.
와 폴로 럭비 매장이다.jpg
랄프로렌의 본고장이라 그런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이런 서브 브랜드도 보인다.
럭비는 04년에 런칭한 프래피(미국 일류대학을 진학 시키는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을 부르는말)스타일 서브 브랜드.
대학가 근처에만 매장이 있다고 했는데 이근처에 뉴욕 대학 덕인듯 싶다. 그렇게 가깝진 않잖어?
안에 보이는 빨간 바지가 너무 이뻐서 하나 사고 사진은 안된다는거 부탁해서 찍었다.jpg
내부 인테리어도 꽤 세련되었다.
랄프로렌은 사실 상류층의 스타일을 보편화한 디자이너로
우리가 알고 있는 '폴로 랄프로렌'과 '랄프로렌'은 다른 브랜드라고 봐야된다. (위에는 럭비 바이 랄프로렌이 되는거지)
'폴로 랄프로렌'으로 먼저 시작한걸로 아는데 지금의 '폴로 랄프로렌'은 '랄프로렌'의 캐쥬얼라인정도로 생각하면된다.
'랄프로렌'은 '폴로 랄프로렌'과는 다르게, 시쳇말로 '명품'이라는것에 속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06년쯤에 모 백화점 폴로매장에서
"혹시 백화점 내에 랄프로렌 매장도 있나요?"
라고 물으니 굉장히 '니가입게요?'라는 눈빛으로
" 랄프로렌은 여성복이에요 남성복은 만들지 않습니다. "
라고 했던 그 직원이 생각난다. 난 나도모르게 입을 쩍벌리고 있다가
"아... 네 죄송합니다."
하곤 와버렸다. (에휴 그냥 빈폴이나 가야지 샹)
그리니치 빌리지는 온통 여유가 넘친다.jpg
빌려본 가이드책엔 나름 맨해튼에서 꽤 유명한걸로 나와있던데 Y는전혀 모르는 눈빛이었다.
되려 " 형 오늘 비행기 안뜬거 하나도 안아쉬워요 여기 완전 좋네요 "
라고 하는걸보니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은근히 있을듯 싶다.
'영어 잘해서 뭐하냐 새키야 책에 한글로 써있더라 그리니치빌리지'
그래 이쯤이면 나와줄 법도 했지.jpg
"형 저차 뭐에요" 소리에 돌아 봤더니 무르시엘라고다.
이쯤이면 한번쯤 보일만한 동네인데 안보인다 했다.
근데 어째 오늘 포스팅은 의류 특집으로 가는것 같다.
관심분야가 많다는건 이럴때 좋다 아는체 좀 하고 말이지.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오른쪽 빨간 문으로 들어가면 판타지의 세계가 아닌 그냥 창고.jpg 나오라는 마크제이콥스 매장은 안보이고
뜬금없이 매그놀리아 베이커리가 나타났다.
사람 많네.jpg
컵케익따윈 안중에도 없었지만 본김에 사먹어보기로 했다.
본위 견물생심이다.
케익도 각양각색.jpg
생각해보니 미드 많이보는 분들은
그리니치빌리지는 몰라도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는 아실듯?
'섹스엔더시티'에 등장한 그곳인데 캐리와 미란다가 사먹던 그 컵케이크라나 뭐라나
그러고보니 캐리 집이 그리니치빌리지란다.
엥? 그럼 다 알겠네 유명한거 맞구만
들어가면 이렇게 종류가 다양하다.jpg
워낙 머핀이나 가끔 먹을줄 알지 케익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뭔가 동경의 의식으로 미드의 주인공들을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었다.
물론 '섹스엔더시티'를 보지도 못했다.
제일 잘나간다는 레드벨벳에 뭘 좀 섞은모양.jpg
한사람에 12개이상은 안판다고 했던거 같은데
가격을 보아하니 난 1개도 안내킨다.
아... 카레맛나던 라임주스 생각나네.jpg
이녀석들 뭔가 좀 특이하다 싶으면 6.50불 대략 7천원정도 하는거다.
너무 비싸다 너무 비싸.
컵케익에 환호할만큼 낭만적이지 못하다.
한입에 쏙 들어갈만한 크기이긴 한데.jpg
마카다미아라도 들어가있는게 좀 낫네.jpg
플라스틱 같은걸 끼얹나.jpg
흑형흑형열매 케익.jpg
문제는 이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은 아니라는거다.
너도나도 상자들고 채워넣기에 여념이없다.jpg
나는 이렇게 주관없이 분위기에 휩쓸리는것이 몹시 싫어서
샀네.jpg
샀다.
'주관있게' 샀다.
커피는 세련된 목소리로 '주관있게' 라떼 프리즈 라고 했다.
아, 물론 Y한테 주문은 '주관있는' Y가...
에라씨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걸 들고나왔냐.jpg
안먹고 나오기는 섭섭하고, 몇개씩 사먹기엔 그 가격이 사치스럽고
제일 잘나가는 컵케익을 물어 하나 씩 집어오기는했는데(그게 레드벨벳 컵케익 이란다.)
다행이다.
단걸 별로 안좋아하는 나와 단걸 좋아하는 동생은 둘다
케익이 너무 달아 현기증이 날뻔했다. 두개는 못먹겠ㄷ

현재와 과거의 보기좋은 예.jpg
컵케익을 먹고 주위를 둘러봤다.
여지없이 한적한 풍경이다.
이런곳이 맨해튼에 있을거라 감히 상상도 못했다.
이정도는 되야 결혼 좀 일찍했다고 하는거지.jpg
케익의 두통에서 벗어나 또 마크제이콥스를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어딨는겨 도대체 많다매
정말 깨끗하다.jpg
맨해튼 여느곳과는 달리 굉장히 깨끗한 거리를 볼 수있다.
그럼 관광객들이 더럽히는 모양?
거리의 분위기를 보면 그 동네의 수준을 알 수있다.
저 세련된 주황바지남자 왼쪽이 마크매장.jpg
매장을 찾기는 했는데 실내사진은 찍지 못하게 해서 못 찍었다.
안의 액세서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것들은 50불을 넘지 않았다.
그만큼 썩 좋은것도 없다는게 맞는 말이다.
싼걸 싸게파는거지 비싼걸 싸게주는건 아니라는 말씀.
소문난 잔치엔 먹을게 없다.
왜 흔들렸지 콘돔보고.jpg
또 찾아낸 다른 마크 매장엔 마크 콘돔도 있었다.
컵케익 하나 안먹으면 콘돔 세개를 사고도 50센트가 남는다고 하면
진짜 찌질한놈이겠지? 쓸데가 없으면 더 찌질한놈
이제와서 보니 정말 영국같은 느낌이다.jpg
영국 이주민들이 살다가 후에는 예술가들도 살았는데
집과 땅 값이 오르면서 다들 이곳을 떠났다고 했다.
이곳은 정말 맨해튼의 또 다른 모습이다.
차가 지나가면 자갈자갈 거리는 소리가 불쾌하지 않다.jpg
차들이 지나가는 자갈자갈 소리와 함께 걷다보니
어느새 그리니치 빌리지를 벗어난듯
총기소지가 안되는 뉴욕인데 그럼 아저씨는 바지 속에 대체 뭘?.jpg
사랑스러운 아이 둘을 자전거에 태우고 가면 어떤기분일까.
아주머니는 입가에 미소로 대답해주었다.
겁나 힘들워서 웃음밖에 안나오니까 말 걸지마
마이클 잭슨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잭슨 스퀘어는 뻥이고 뭐지 여긴.jpg
맨해튼을 걷다보면 가끔 이렇게 공원들이나온다.
비교적 큰 규모의 공원들도 많은데 작은것들도 옹기종기 숨어있다.
스타벅스는 자주 보인다.jpg
화장실이 가고싶어 스타벅스에 들렀다.
저번에
카레주스 사먹었으니까 이번엔 그냥 화장실만
오른쪽 여성분 경마라도 하시는듯.jpg
미국이나 한국이나 커피숍의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잔 먹고 문닫을 때까지 죽치기
도촬 하려고 한건 아녜요 그저...jpg
Y가 화장실에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는중에
웬 아리따운 동양인 여성 한분이 들어오셔서 내옆에 앉았다.
혹 한국인이 아닐까 하는 호기심에(이상하게 한국사람들이 반갑다.)
핸드폰안을 슬쩍 봐, 한글이 보이나 확인해볼까 하다가도
내 호기심에 참 무례한짓이다 싶어 이내 참아버렸다.
하지만 이분이 한국인이라는걸 알아내는데까지는 오래걸리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너무 반가워서 한장 찍었습니다.jpg
왼팔 어깨부분에 불주사 자국이...(BCG예방접종)
푸하하하하하하
내팔에 있는 불주사 자국보여주며 '반갑습니다.' 라도 하고싶었다.
한국인 식별하기 쉽네
이렇게 마른사람은 흔치않다 정말.jpg
볼일(?)도 봤겠다. 타임스퀘어 쪽으로 걸었다.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어째서 나는 다리보다는 발바닥이 아프다.
동생이 잘따라다녀줘서 다행이라고 생각중.
할아버지가 나한테 사진찍었으니 5달러 내노라고 하셨다.jpg
베이글은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을 반죽하여 끓는물에 살짝 데친 다음 굽는데
덕분에 좀 질긴 식감, 몇번 씹다보면 턱이라도 내어줘야 할 거 같다.
그 중 '머레이스 베이글'은 유독 질기다나 뭐라나.

헬스장인가 보다.jpg
미드 타운에 가까워지니 아까의 영국같은 느낌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맨해튼은 정말 신기한 도시다.
빠른주차?.jpg
이건 주차공간 인건가? 중고차 판매 상사인가?
이름이 주차장이기는 한데 왠지 자동차 자판기 같은 기분
보기힘든 SL구형이다싶어 찍었는데 위에 뉴EF 소나타.jpg
주차장이라면 발렛 파킹이겠지?
아침에 차들이 우루루루 몰려와서 키를 주고 간다고 생각하니 정신없다.
아무리봐도 자판기 같단 말이지.jpg
꼭 동전 넣고 번호누르면 해당 번호의 차가 굴러떨어질거 같다.
벌써 미드타운이다.jpg
조금 걸었다 싶으니 높다라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갑기보다는 싱거운 느낌, 그렇게 금방 끝날 그리니치였다니.
이 웅장함 뭐냐 니네 혹시 로보트 변신같은거 하냐?.jpg
잘보니 왼쪽에 프레타망제가 보인다.
영국에서 봤을때 어디서 봤나 했더니 미국에서 봤었구나.
이름은 근사하지만 해석하면 그냥 '미국 옷'.jpg
어메리칸 어패럴이다. 쌀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싸지도 않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거기서 거기다.
아이스 하키,NBA 경기장이 있는 메디슨스퀘어가든.jpg
둥그런 건물은 안보이는거보니 반대쪽인듯
아이스하키든 농구든 경기가 있는날에는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고 했다.
펜 이라는 이름이 왠지 조금 멋지다.jpg
매디슨 스퀘어가든과 펜 스테이션은 같이 있는데
펜 스테이션에서는 뉴저지나 롱아일랜드를 갈 수있어 늘 유동인구가 많다.
빈디젤 정도되야 타는 줄 알았더니 아줌마도 그냥 타고다니신다.jpg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요 사진의 닷지 차저
이녀석들은 어메리칸 머슬의 아이콘인데
여기선 그냥 아줌마 출퇴근용인가 보다.
앗 메이시스 백화점.jpg
뉴욕의 가장유명한 메이시스 백화점 이야기는
다음화에 이어서 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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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왼팔 위에 불주사자국 있으면 추천
감사합니다.
이로의 일장춘몽
2012년 09월 즈음의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