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고 부유한 지역으로 뉴욕주의 웨체스터 카운티가 꼽히는데 내로라 하는 부호들의 저택이 허드슨 강변을 따라 산재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석유재벌 록펠러 가족 4대가 거주했던 카이컷입니다. 네덜란드어로 전망대를 뜻하는 카이컷은 1991년에 미국의 자연 및 역사 보호 기관인 내셔널 트러스트에 기증되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카이컷을 소유하고 있는 기관인 내셔널 트러스트는 이 지역의 대형 저택을 묶어서 히스토릭 허드슨 밸리 (Historic Hudson Valley)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 저택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www.udsonvalley.org)를 참고하시구요. 거기에 속한 7개의 사이트 중에서 지난 주말에 반 코틀랜트 매너에 다녀왔습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이하여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던차에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이웃인 민재맘께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초대권을 주셔서 감사히 다녀왔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러개의 저택 중에서 가장 유명한 카이컷은 무료는 아니고 할인만 되더군요. 차선책으로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아크로바트 공연이 있어서 아이들이 있는 저희에게는 맞을 것 같아 그리 정하게 되었습니다.
허드슨 밸리로 가는 길의 반대편 차선에는 차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던데 고속도로가 이렇게 막히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미국의 여름휴가 시즌을 알리는 메모리얼데이 첫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겠더군요. 전국적으로 3천만명 이상이 50마일 이상의 거리를 이동할 거라고 하던데 정말인가 봅니다. 저희는 반대편 차선에 있으니 슈웅~
집에서 40여분이 걸려 목적지인 반 코트랜트 매너에 도착했습니다.
햇볕이 강한 날씨 탓에 온 가족이 선글라스를 끼고 외출을 나왔습니다. 조금만 햇볕에 나와 있어도 벌겋게 익기 때문에 선크림도 필수구요.
저택을 구경하러 들어가는데 키다리 아저씨가 걸어나오네요.
이곳의 분위기를 살짝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팜플렛에는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아크로바트와 동물전시를 한다고 홍보하고 있네요. 뒷면에는 시간대별 공연 목록이 빼곡히 적혀 있구요. 사실 이곳은 집 구경은 크게 할 것이 없고 여러가지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른 저택은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요.
들어가자마자보니 저택 앞마당에서는 아크로바트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뒤쪽에 보이는 건물이 이곳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반 코틀랜트 저택인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은 편입니다. 나중에 다시 찍으려고 했었는데 날씨 탓에 사진을 찍을 기회를 놓쳤네요. 건물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이구요. 그러니 위 사진의 배경에 있는 모습이 저택 모습의 전부입니다. -_-
우선 아크로바트 공연 구경부터 구경을...
젊은 아가씨와 나이든 아주머니가 아크로바트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멋있고 힘든 기술을 선보이기 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연출을 해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코너 역시 마찬가지...
아이들은 저 말속에 사람이 하나 더 있는줄 알더군요.
이 외에 줄타기 공연도 한다고 있던데 멀리서 조금 지켜본 모습은 그림에 나와있는 것과는 다르더군요.
팽팽하게 잡아당긴 줄이 아니라 늘어져 있는 줄을 왔다갔다 하더군요.
뒷마당으로 들어가니 군데군데 공연 시간을 알려주는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올빼미를 가지고 하는 것도 있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아무런 시연을 하지 않고 설명만 하더군요. -_-
야행성이라서 그런지 올빼미의 눈을 가리고 있는 장신구가 신기했던 정도였을 뿐 아이들이 지루해 하네요.
차라리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게 훨씬 즐거운 일이지요. ^^
원숭이를 비롯한 몇가지 동물들이 있었는데 메모리얼데이를 위해 특별히 준비를 한 것 치고는 조금 빈약했습니다.
새끼 악어를 가까이서 본 것으로 만족...
토끼와 거북이 코너에서 거북이 등을 만져본 기억도 남겠군요.
여기는 마술 및 공연을 하는 코너입니다.
천막 안에 있는 아저씨가 부지런히 이것저것 꺼내어 사회를 하는 아저씨와 상황극을 펼치고 있는데 나름 재미있습니다. 대화를 알아들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흥이 절로 나는 음악이니 잠깐 쉬면서 사진을 담아 봅니다.
저보다 더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아저씨도 있군요. 저는 뒤에서 슬쩍슬쩍... ^^
동물 인형을 분장 중에는 이렇게 특이한 재료로 닭모양을 만든 것도 있습니다.
참~ 모랄까.... 이런게 미국적인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이 주 공연장으로 매 시간마다 공연이 있습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계속 공연이 있으니 장소를 옮기지 않고 한자리에 계속 앉아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갔던 시간에는 서커스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은 아니고 더운 날씨 탓에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릅니다.
심지어 아이스크림을 파는 사람조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면서 말이지요.
모처럼 안지기가 인심을 썼습니다. 그만큼 날씨가 더웠습니다. 섭씨 30도가 훌쩍 넘는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는 바람에 다니는 것이 고생일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아이스크림은 저렴한 편이었네요. ^^
다시 공연이 이어집니다.
공연중에는 아이들을 불러놓고 재주를 부리기도 하던데... 나서기 좋아하는 성찬이가 손을 들고 나갈 줄 알았더니 얌전히 있더군요. 몇가지 공연을 보았는데 사실 비슷비슷한 공연이라...
대강 구경을 하고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허름한 천막안에는 진기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을 것 같은데...
인어 미라가 있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그 외에 해골 등 다소 음산한 것들이 있지만...
한두가지 공연을 더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내기로 하고 잽싸게 차로 향합니다.
차에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가 무섭게 쏟아집니다. 적적한 타이밍에 철수를 잘 한 것 같네요. 무더웠던 날씨가 내리는 비로 가시길 원했는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더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삼남매는 DVD 삼매경에...
더운 날씨에 괜히 집 나와서 고생을 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3일 연휴에 하루 정도는 콧바람을 쐬줘야 다른 사람들이 연휴에 뭐했냐고 물으면 할 말이 있쟎아요. ^^
참고로 히스토릭 허드슨 밸리 연간 회원권을 끊으면 가입되어 있는 7개의 사이트에 무료 입장이 가능(카이컷은 할인만 가능)한데 할로윈 같은 특별한 시즌에는 그에 맞는 행사가 있으니 이런 곳에서 공연을 보고 휴식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가입하는 것도 괜챦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부에 피크닉 장소도 있으니 도시락을 싸와서 소풍을 즐겨도 괜챦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