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어느날, 우리나라에서도 라이선스 공연을 한 킹키부츠를 언제 재연하는지 검색하다가(2018년 2월 현재 블루스퀘어에서 재연하고 있죠)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 (Stark Sands, Billy Porter) 두 사람이 브로드웨이로 돌아온다는 소식 을 보았어요.(2017년 9월 26일 - 2018년 1월 7일)
항공권을 검색해보니 2017년 크리스마스 시즌 대한항공 뉴욕 왕복 티켓이 100만원밖에 안하길래 항공편 끊어서 뉴욕 다녀오게 됐습니다. 일정은 12/23 - 12/30 였습니다.
관람할 작품으로는 이번 방문 계기가 된 킹키부츠,
그리고 어딘가 의무감에 봐야 할 것 같은 위키드,
그리고 한국에 영원히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북 오브 몰몬을 골랐고,
예매는 오쇼닷넷(http://ohshow.net/) 을 통해서 진행했습니다.
예약하고 나서 좌석배치도에 제가 어디 앉게 될지 표시를 부탁했는데 친절하게 다 표시해 주셨어요.
♥오쇼닷넷 고맙습니다♥
보통 한인텔 같은데서 한인민박 많이들 하시는것 같은데 (저도 뉴욕 처음 갈 때 이용했고요)
좀 외부 환경에 예민한 사람이라 타인과 숙소를 공유하는걸 꺼리기에 민박이나 에어비앤비는 처음부터 배제하고 호텔로만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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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나오면 있는 퀸즈의 '롱 아일랜드 시티' 의 Hyatt Place Long Island CIty 에 호텔을 잡았습니다.
2017년 하반기에 생긴 호텔이고, 예약 당시에는 아직 오픈하지 않았던 호텔이었기에 프로모션가로 1박당 150달러 정도로 쌌어요. (맨해튼 특히 브로드웨이가 있는 미드타운에는 1박당 200달러 아래 호텔은 그냥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특히나 연말 시즌에는..)
호텔 주변에 편의시설(CVS라던지 델리라던지..)이 많지 않고 최근 재개발되는 곳인것인지 어딘가 우범지역;; 같아 보이는게 단점이긴 하지만 어차피 숙소를 나가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만 볼 거기 때문에 그건 괜찮았어요. 다시 보니 최근에는 1박당 200달러 정도네요.
이 숙소의 가장 좋은 점은 뉴욕 지하철 N/W 라인이 맨해튼 들어가기 바로 직전의 역(Queensboro Plaza)과 인접해있어서 맨해튼/브로드웨이 접근성이 좋고, 끝나고 돌아오기도 좋아서 넉넉잡고 편도 30분이면 숙소에서 극장까지 갈 수 있다는거네요. 조식도 매일 조금씩 바뀌는 알찬 구성이고요.
이제 뮤지컬 얘길 해볼게요.
이번 일정에서 처음 본 뮤지컬은 Gershwin Theatre에 있는 Wicked입니다. 비교적 최근(1970년대..)에 지어진 극장이라 내부 라운지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대극장들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극장 외부에서 들어가자마자 좌석이 펼쳐지는 뉴욕의 다른 극장들 생각하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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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공연 관람 갈 때는 중앙블럭만 고집하는 편이라, 오쇼닷넷의 경우 자리를 골라서 갈 수 없는게 살짝 단점이긴 하지만 티켓마스터 등에서 리셀러 티켓을 사는것 보다는 상당히 합리적인 편입니다. 우측블럭이긴 해도 꽤나 앞자리라 괜찮은 편이었어요. (정가 200달러 미만인 표를 리셀러에게서 사려면 인기극의 경우 1층 중앙블럭 앞쪽 좌석의 경우 300달러-400달러 이상 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밀턴 같은건 800달러 - 1000달러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객석 내 셀카를 포함한 모든 협의되지 않은 촬영은 금지인데 여기서는 공연 시작 전과 인터미션때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습니다. 어셔들이 찍어주기도 합니다..
캐스팅은 아래와 같네요.
엘파바 :
(몇 년 전에도 엘파바를 맡았던 베테랑입니다)
글린다 : Amanda Jane Cooper
피예로 : Ashley Parker Angel
개인적으로 엘파바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그닥이었어요.
피예로는 개인적으로 너무 근육질 위주의 캐릭터보다는 호리호리한 몸을(Aaron Tveit)를 더 좋아해서 ... 딱히 인상깊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Ashley Parker Angel은 미녀와 야수의 가스통 같은 이미지의 배우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글린다 자체가 어느정도 스테레오타입화(blonde, popular)된 캐릭터 자체를 표현하는데 집중해야 하는 역할이라면, 엘파바는 넘버들도 그렇고 글린다보다 상대적으로, 배우가 자기 기량을 통해 개성있는 엘파바를 다채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Jackie Burns가 만들어낸 엘파바는 제가 본 엘파바 중에 가장 멋졌습니다.
초연 Idina Menzel이 훌륭했다고는 하지만, 초연 당시 이 작품을 관람한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 유투브나 OST를 듣는게 전부일텐데, 사실 유투브에 돌아다니는 Defying Gravity 라이브를 봤을 때 Idina가 OST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영상은 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이번 엘파바의 폭발적이면서도 꽤나 안정된 성량이 훨씬 더 멋있게 보였나봐요. Dear old Shiz 에서 시작해서 점차 완성되어가는 엘파바의 미모를 보는것도 재미인데 배우가 예뻐서 그런지 As long as you're mine 때 미모가 정점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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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번 여행의 계기가 된 킹키부츠입니다. (12/27 14시, 12/28 20시, 12/29 20시 - 티켓마스터에서 추가구매)
Al Hirschfeld Theatre.
킹키 캐스팅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입니다. (다른 배역은 오리지널 캐스트는 아니었음)
찰리 프라이스 : Stark Sands
롤라 : Billy Porter
유투브 찾아보면 킹키부츠 초연(2013년)때 Billy Porter 배우님 몸이 비교적 근육도 붙고 글래머러스한 롤라인데, 1회차 공연때 보니 근육이 다 빠져서 너무 마르고 왜소해지셨더라고요. Land of Lola 때도 박자 반박자씩 느리게 쥐어짜듯이 부르셔서 맘속으로 막 울었는데..다행히도 다시 볼 때는 기운 넘치고 파워풀한 롤라로 돌아오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처음으로 봤던 그 날은 몸이 좀 안좋으셨나봐요. 69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50세 지천명이신데 녹용이라도 달여드리고싶은 마음...
Don과 한 판 붙는 'In this corner'라는 곡에서는 아무리 프로페셔널 트레이닝 받은 복서라는 설정이더라도 Don 과 이렇게 체급 차이가 난다는거 너무 개연성에 띠용되었습니다. 결혼하시고 나서 관리 들어가신 것인지 .. 아무튼 앞으로도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Billy Porter 배우가 그날그날 다채로운 롤라를 보여준다면, Stark Sands가 보여주는 찰리 프라이스 라는 캐릭터는 '한결같은 찰리' 입니다.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는 각자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OST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스타크 샌즈의 찰리 프라이스를 처음 보더라도 굉장히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질것 같습니다. 우리말이 아닌 작품이기에 OST로 공부 많이 하고 간 저에게는 그랬네요. 'Soul of a man' 부를 때 OST로는 느낄 수 없는 표정과 몸짓... 정말 요정같았습니다.
Stark Sands가 인터뷰한걸 봤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mQ16o89hbD4)
"빌리와 항상 무대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는 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몰랐다. 그러나 지난 선거결과가 너무나 참혹하고 어둡기에 결과가 나오자 마자 빌리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무대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 하더라고요. "This show embodies that sort of positive message of hope and understanding and love." 이 쇼가 담고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 희망,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 그 중심에 있는 캐릭터 그 자체인 찰리 프라이스를 연기한 오리지널 캐스트로서 너무 멋진 말이죠. 그래서 그런가 더 배역에 몰입한 것처럼 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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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번 브로드웨이 방문에서 가장 큰 수확(?)이었던 북 오브 몰몬입니다. Eugene O'neill Theatre.
재미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OST로 공부 열심히 해서 갔지만 여전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과 동시에 미국인과 나눌 수 있는 공통의 정서가 없는 사람에게는 진입장벽이 있는 극입니다. 깨알 재미요소까지 다 이해하려면 성서는 물론 스타워즈 스타트렉 반지의 제왕 등등 서브컬쳐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도니 오즈먼드, 조니 코크란, OJ 심슨 같이 미국인들이나 알 법한 인사들도 그렇고 .. 아직 라이선스 안 되고 있는건 이런 이유도 있겠다 싶네요. 라이선스는 영원히 안될거고 내한도 쉽지 않을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재밌게 봤어요. 엄청나게 유쾌하고 배우들도 깨알재미 선사하고 (Elder McKinley♡) 이런 막장 외설(ㅋㅋ)극에 노래가 지나치게 쓸데없이 좋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최근 개봉한 디즈니의 '코코' 음악을 작곡한 Robert Lopez가 음악을 담당했으니 참고하세요. (겨울왕국 음악도 이 사람이 했죠)
캐스팅은
Elder Price : Nic Rouleau
Elder Cunningham : Brian Sears
Elder McKinley : Stephen Ashfield
Nabulungi : Nikki Renee Daniels
엘더 프라이스로 나온 Nic Rouleau 는 이미 많이 알려진 토니 어워즈의 Hello 에서 엘더 프라이스로 나왔던 배우입니다. 이 영상이 2012년인데 이 이후로도 웨스트엔드나 미국 내셔널 투어, 그리고 다시 브로드웨이까지.. 6년 넘게 엘더 프라이스를 연기하던 분인데 바로 며칠 전에 (2018년 2월 초) 무대를 떠난다는 소식 이 있었네요. 오리지널 캐스트 Andrew Rannells보다 엄친아스러운 이미지는 강했지만 연기 자체는 앤드류가 더 나았던 것 같아요. (유툽에서 봤어요.......) 특히 'All-American prophet', 'Spooky Mormon hell dream' 에서의 연기는 좀 아쉬웠습니다. 근데 이건 이 배우가 못했다기보다는 제 취향이 좀 더 앤드루에 맞춰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문제는 엘더 커닝햄.. 훨씬 더 얼간이 머저리 너드같은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좋았을텐데, 멀쩡하게(?) 생긴 배우 머리 헝클어놓고 통바지 입혀놓고 바보연기 시킨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요. '향수'의 원작소설에서 묘사된 그르누이를 상상만 하다가 영화판에서 허우대 좋은 벤 위쇼 보고 띠용? 했던게 생각나고 ... 연기도 그닥이었어요. 나름 각성에 도달하는 넘버인 'Man up'이 이렇게 재미없기 힘들텐데.. 하는 느낌 ㅠㅠ 그래도 노래가 지나치게 좋으니까요.. 괜찮아요.. OST 많이 들을게요.. 아참 구글에 찾아보면 작년 토니상 수상자인 Ben Platt 이 엘더 커닝햄을 연기한 버전 이 있어요. 그것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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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빌과 티켓을 모아보니 이러네요. 플레이빌에 배우들은 물론 앙상블, 스윙 이야기도 많이 들어있는데 우리나라도 극장에서 이런걸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이번 7월에도 뉴욕에 또 갈 예정이에요. 그 때는 Frozen, The Book of Mormon, Dear Evan Hansen을 볼 예정입니다. Hamilton도 보고 싶은데 표가...너무...비싸서.....
주절주절 길게 썼네요. 모쪼록 뉴욕 가서 좋은 작품 보시는 분들께 도움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