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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어떤 장소를 찾아간다. 보통 나는 굉장한 볼거리보다 재미있고 소소한 이야기가 있는 장소를 찾아간다. 굉장한 볼거리는 순간의 감동으로 스치고 지나갈 때가 많고 그보다 더 굉장한 장면을 보게 되면 기억 저편으로 묻히고 만다. 하지만 인상적인 이야기들은 나의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하고, 때론 교훈을 주며, 잊었다가도 문득 떠올라 미소 짓게 만드는 힘이 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 많은 세상이 아니던가. 나에게 여행은 그 많은 이야기들을 찾고 만나고 기록하는 과정이다.
뉴욕 여행, 브루클린 여행 중 브루클린 와이너리를 찾았던 이유다. 도심 속에 와이너리가 있다고? 하는 놀라움도 있었지만, 그들이 왜 브루클린 그것도 윌리엄스버그에 와이너리를 만들게 되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나를 더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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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루뉴욕 브루클린 중에서 발췌 -
드넓게 펼쳐진 포도밭 속에서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오크통 안에 든 싱싱한 포도를 발로 밟는 모습이 와이너리의 정형이었다면 이 황량하고 다소 음침해 보이는 거리의 중간 쓰윽 끼어든 것만 같은 브루클린 와이너리 건물은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광경일 것이다. 나도 그랬다. 도대체 ~ 여기서 와인을 만든다고 정말이야? 포도밭은..... 읭?
브루클린 와이너리의 시작은 취미로 시작한 와인 만들기에 푹 빠져 버린 두 남자가 직장을 그만두면서 부터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낸 두 사람의 행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4년 취재를 갔을 때, 겨우 3-4년이 되었을 뿐인 와인은 어떤 맛일지..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고작 몇 년된 와이너리의 와인이 그간 내가 마셔왔던 와인하고 어깨동무하려 든다면 반칙이잖아? 프랑스, 이태리 애들은 다 어쩌라고? 안 그래도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신대륙 와인들과 비교되는 상황이 몹시 마음에 안들텐데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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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와인을 제조하는 과정을 담당할 와이너리는 포도가 입고되기 2일 전에야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얼마나 미쳐서 넉 달을 보냈을까? 하겠다고 결심하고 보니 포도 수확기까지 고작 4개월 밖에 안 남았다는 이야기. 아마도 하루하루가 벅차고, 버겁게 흘러가지 않았을까?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는 한 씬 한 씬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나는 이런 취재가 너무 좋다. 인터뷰를 하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곳!
브루클린 와이너리는 포도를 직접 재배하지 않고 포도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고 수확기에 포도를 사들이고, 그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과정만을 와이너리에서 담당한다. 이런 방식은 도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소위 어반 와이너리들의 특징이다. 브루클린에는 브루클린 와이너리 말고도 이런 방식의 와이너리가 또 하나 있다. 어디게?? 안 가르쳐줄란다. 심히 고생해 취한 것들을 이리 쉽게 공유하다뉘~ 속~~상허니까 안 하련다. ㅋ 이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무슨 책이든 제발 책 좀 사봐라!!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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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와이너리에서 어떤 와인을 파는지 살펴보면 원산지가 재미있다. 캘리포니아야 워낙 포도가 많이 나는 고장이니 그렇다 치고~ NY라는 표기가 보이는가? 그렇다 브루클린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와 캐나다산 포도와 함께 뉴욕, 흔히 어퍼스테이츠 뉴욕 지역의 포도를 사용한다. 뉴욕의 북쪽 지역에는 다양한 유기농 농장들이 포진하고 있다. 해마다 적정한 포도를 찾아내고 기준에 합격한 녀석들을 사들여 와인을 만든다.
이건 전혀 딴소리인데 뉴욕하면 고작 맨해튼이나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뉴욕은 맨해튼이 속한 주를 의미하는 단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뉴욕=맨해튼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그러니 맨해튼 딸랑 이틀 돌아보고 뉴욕 다 봤다고 말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겠지. 음... 여행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족하지만 2일 보고 뉴욕을 다 봤다고 하는 것도 괜찮지만, 적어도 잘난 척은 하지 말아줘. -_ - 그래놓고 뉴욕 다 봤다고 뉴욕 볼 거 없더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하는데 정말 뒷골이.... 팍팍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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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러 가면서 알아보니 와이너리 투어가 있더라. 와이너리 투어뿐만 아니라 와인 클래스도 운영하는데 나는 단기로~ 휙~ 둘러볼 수 있는 투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브루클린 와이너리의 라벨을 단 18가지의 와인 중 7가지를 투어를 통해 맛볼 수 있다. 사전에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투어 날짜가 부정기적이라 사전에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말을 끼고 진행되는 투어는 예상대로 조기에 마감되니까 2-3주 정도 넉넉히 시간을 두고 미리미리 예약해야 한다. 홈페이지는 하단에 공유하겠음!
투어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마음에 드는 와인을 혼자 홀짝였다. 무엇을 마실까 하다가~ 품종을 중심으로 보니 내가 좋아하는 쉬라즈는 캐나다 포도라 패스! 뉴욕에서 난 포도의 와인을 고르자! 노스 포크 블렌디드 와인을 골랐다. 베리 향이 나는 와인을 좋아하니까 괜찮을 거야 했는데. 오호!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다. 첫 잔으로 투어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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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가 시작되기 전~ 잠시 투어 참가자들을 대기실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브루클린 와이너리 이름이 콕! 박혀있는 와인잔을 나눠주었다. 이건 네 잔이야 하는데 오~ 기분 좋아라. 투어 참가 기념으로 와인 잔을 준다. 이 와인잔에 7가지 와인 맛을 보게 되는 걸까? 그랬던가 그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일단 투어 전 환영과 인사의 의미로 화이트 와인을 한 잔 씩 준다. 이것도 물론 브루클린 와이너리의 와인이었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쏴리. 적어둘 껄-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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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와인을 마시면서 와이너리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테스팅이 진행되었다. 보통 7가지 와인을 맛볼 수 있는데 그날 상황에 따라서 와인의 종류는 조금씩 달라지는 듯 했다. 투어에 참가하면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18가지 중 11가지 와인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날 맛본 와인 모두 놀라웠다. 뛰어난 바디감과 밸런스, 풍부한 베리와 오크향이 인상적이었다. 품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맛본 와인들은 모두 합격점. (물론 매우 저렴한 내 기준에서 ㅋㅋㅋ 로마네 콩티 정도 마셔야 하는 분은 패스해주세요)
그중에서도 쁘띠드 쉬라와 피노누아를 단연 추천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올드 빈티지를 갖게 된다면 어떤 맛과 향을 갖게 될지 기대될 정도였다. 그로부터 3년이 더 흘렀으니 이날 마셨던 11년산 쉬라는~ 어떤 맛이 되었을까? 으!! 혹시 누구 가는 분 있음 맛보고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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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가 들어오는 수확기가 되면 모든 직원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포도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수확을 하자마자 냉장시설이 된 탑차를 타고 미국을 횡단해 오는 캘리포니아의 포도의 도착시간은 일정치가 않아서 한밤중일 때도 있고, 이른 새벽일 때도 있단다. 한밤중이건 이른 새벽이건 언제든 포도가 도착하기만을 함께 기다리는 스텝들의 모습이 또 그려졌다. 포도가 도착하는 즉시 와인을 만들기 작업에 돌입한다. 스테인리스스틸 탱크와 참나무통에서 숙성된 도심 와인의 맛!
신의 물방울에 나오는 포도밭 한가운데의 숙성고도, 새소리, 물소리에 와인이 익어갈 수 없는 도심 한복판에서 일꾼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내는 와인이다. 뉴욕여행 뿐만 아니라 미주 지역 혹은 유럽 지역을 여행하면 와인을 마실 기회가 많다. 기호에 따라 와인에는 관심이 없어 입도 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분위기 잡을 때 한 잔으로 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와인에 좀 관심이 있다면, 브루클린 여행에서 색다른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꼭 추천한다.
목에 깁스를 한 것 같은 까탈스러운 맛도, 풍부한 과일향으로 압도하는 맛도, 완벽한 밸런스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맛도 아니다만, 하룻저녁 뉴욕 여행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데는 이만한 와인이 없을 테니까~ :)
해피아워 월~금 오후 5시~8시까지 와인 1잔 $7, 기본 안주 $3
와이너리 투어 $25 (시음 와인 숫자가 포스팅의 내용과 다를 수 있음)
영업시간 17:00~23:00 (시즌별, 요일별 상이, 방문 전 홈페이지 확인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