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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트루 뉴욕 브루클린이 출간됐다. 내 첫 책이었다. 맨해튼이 아니라 뉴욕 브루클린에 대한 여행 가이드, 혹은 도시 안내서는 국내 최초였다. 그나마 사람들에게 알려진 윌리엄스버그뿐만 아니라 힙스터 동네로 주목받기 시작한 부시윅, 고전적인 백인 지구 파크 슬로프와 보코카 지역까지 아우른 첫 책이기도 했다. 너무 앞서갔나? 책은 많이 팔리지 않았다. 누군가 책 많이 팔리지 않을 거라며 너무 기대하지 말라던 말이 마치 주문처럼 들어맞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루 뉴욕 브루클린을 봤는지 잘 모른다. 언제부터인지 출판사는 나에게 판매고를 알려주지 않는다. 지금 나는 많은 자료를 끌어안고 계약 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간간이 내 책에 실렸던 장소들의 영업 사실이나 변경 사항을 확인한다.
내가 무척 신경 썼던 섹션 Dig는 특별한 숍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단순히 쇼핑을 위한 쇼핑이 아니라 가치 있는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했었다. 그중에 하나가 빈티지 숍들. 뉴욕은 물가가 이미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동네다. 소호와 매디슨 가를 럭셔리 브랜드 숍들이 점령했지만, 이 숍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행자나 상위 몇 퍼센트의 부자들에게 국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뉴욕의 젊은이들은 어디서 쇼핑을 할까? 스타일리시 하기로 소문난 뉴욕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입을까?로 시작한 고민은 콜렉트 숍과 빈티지 숍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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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은 물론 브루클린에는 수많은 빈티지 숍(재활용 패션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다. 맨해튼이 아닌 브루클린의 숍들이 상대적으로 특별한 이유는 가격과 물량, 공간의 규모의 차이에서 온다. 일단 살인적인 맨해튼의 숍들은 공간 확보가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감이 있다. 브루클린에서 가장 먼저 알려지고 번화한 거리로 변모한 윌리엄스버그. 소호에서 밀려난 젊은 예술가들이 브루클린으로 넘어와 자지를 잡은 곳이다. 이곳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며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긴 했다. 그러나 아직도 살짝 중심가에서 멀어지면 크고 작은 감각적이고 사랑스러운 숍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 취재 중 만난 "10ft 싱글 바이 스텔라 달라스" 꽤 규모 있는 공간을 가득 채운 다양한 상품들, 의류는 물론 패션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통틀어 이 정도 규모의 빈티지 숍은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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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빈티지 숍으로 꼽힌다고도 한다. 어떤 기준으로 만든 리스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숍에 들어서는 순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구제품들이 가게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어떤 섹션은 색깔별로, 어떤 섹션은 소재별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찾기 쉽도록 나름 안배한 디스플레이였다. 많은 양의 상품도 놀라웠지만 빼곡히 쌓인 수많은 제품의 위치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스태프들이야말로 텐피트 싱글 바이 스텔라 달라스의 장점이다.
제품의 상태에 따라 위치가 조금씩 다른데, 상태에 흠집이 많은 것들은 한쪽에 따로 쌓아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10달러 미만의 제품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한 철 입고 신고 쓰기에 충분한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때 누군가 예쁘게 채색한 컨버스 화를 9달러 정도에 구입해 취재 내내 꽤 잘 신고 다녔던 기억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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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종류와 다양한 품질의 의류도 의류지만 시간이 갈수록 독특한 멋을 가지게 되는 가죽제품 섹션이 매우 흥미로웠다. 잘 뒤적여보면 매디슨 가나 소호에서 만날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의 빈티지 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자와 가방, 신발 숍에서 신발 섹션은 꽤나 신경 써서 사들이고 관리하는 느낌이었다. 가게 주인이 패션 아이템 중에서 신발을 가장 아끼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고 외치는 패션 피플들이 많으니까.
난 발이 편한 신발을 떨어질 때까지 쭉 신는 관성적인 인간이라.. 하하!에... 이건 뉴욕과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인 건가?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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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았을 때는 마침 핼러윈 시즌. 켜켜이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제품들로도 정신이 없는데 여기저기 거미줄에 해골, 호박까지 디피해서 더 정신없긴 했다. 빈티지를 고를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핼러윈 디피 따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텐데. 나는 쇼핑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마구 즐기는 타입은 아닌 데다가, 멋진 디피에 익숙해서인지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내는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어쩌면 이 시기에 그런 능력 없이 이곳을 방문했던 건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라면 주머니 탈탈 털어 이것저것 사들였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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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당시 내가 최고로 꼽았던 빈티지 숍은 없어졌다. 2017년 초까지 영업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최근에 문을 닫은 모양이다. 퀄리티가 좋은 만큼 가격대는 좀 있는 숍이었다. 그 가게 주인의 물건 선별 감각이 특히 돋보였던 곳이라 아쉽다. 하지만 10피트 싱글 바이 스텔라 달라스는 남아있다. 윌리엄스버그에 위치해서 찾기도 쉽다.
주머니 가벼운 뉴욕의 젊은 영혼들의 패션 감각의 시작은 바로 빈티지 숍이더라. 유행은 돌고, 시간의 가치를 입은 빈티지는 늘 제 멋을 잃지 않는다. 새 옷과 새것, 신상품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멋, 혹시 당신이 빈티지, 오래된 것, 환경문제에 관심 있다면, 지금 뉴욕에 있거나, 브루클린으로 갈 계획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라. 물건은 안 사도 좋다. 뉴욕 패션의 일면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족하니까. 꽤 연식 있는 사람이라면 추억은 방울방울, 이들도 우리와 비슷한 유행을 거쳐 왔구나 싶어 꽤 반가울 수도 있다.
빈티지 숍을 사랑하는 이유는, 단지 물건을 사는 쇼핑 욕구의 해소가 아닌 지나간 시간으로의 회귀,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그리하여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혹자에게는 그저 쓰레기를 늘어놓은 이상한 공간일 뿐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