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미국 뉴욕, 마음의 준비 없이 '떠나야만 했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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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 보면,

미국 여행도 하루 아침에 떠나게 됩니다.

이번 포스팅은 그 날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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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내가 딱히 가고 싶었던 나라가 아니다. 중동의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언제 어디던지 마음만 먹으면 가까이에 앴는 역사도 깊고 건물도 예쁜 유럽 나라들을 갈 수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나라들과 비교해서 미국은 사실... 개인적으로 매력이 떨어지는 나라였다. 비행에서 미국 스케쥴이 나오면 항상 생각하는 것은 오직 쇼핑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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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스탠바이(집에서 대기를 하는 근무, 갑자기 병가를 낸 크루나 그 외 기종 변경 등으로 다른 승무원이 긴급히 투입되어야 할 때를 대비해서 회사에서 근무로 지정)에서 갑자기 스케쥴을 받아 미국 뉴욕 비행으로 가게 되었다. 입사 전에 항공사 면접을 볼 때 까지만 해도 이런 근무 형태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었는데, 어느샌가 스탠바이는 나를 한국,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보내며 두어달에 한번씩 나의 일상 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번에 미국 뉴욕으로 비행을 불리게 되며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바뀌게 되었다. 브루클린 브리지, 911 메모리얼, 원월드 전망대, 오큘러스 등을 돌아보며 이제 나에게 미국 뉴욕은 더 이상 귀찮은 비행이 아니다. 대신 가고 싶은 곳들이 많은 여행지가 되었다.


911테러의 자리에...

이 곳에 들어서면 하염없이 서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게 된다.

처음 쌍둥이 빌딩 북쪽이 비행기로 충돌당했을 때 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경비행기가 실수로 부딪혔겠거니 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연막이라는 듯 다른 남쪽동의 빌딩도 똑같이 굉음을 내며 충돌했고 그제서야 이게 미국을 향한 테러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세계 무역 센터 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펜타곤 등에 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폭격이 행해진 이 사건으로 인해 아직 태어나지 못한 뱃속의 태아부터 시작해 85세의 노인까지 희생당했다.

희생자의 이름 위에 꽂힌 장미는 추모를 뜻한다.

이번에 다녀온 911 추모 공원는 세계 무역 센터가 폭격 당한 자리 그라운드 제로(이 용어는 비극을 연상시키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에 있었다. 주위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수직 상승 하는 빌딩 사이에서 추모 공원은 땅 속으로 하강을 하는 폭포를 표현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오랫 동안 서서 하염없이 땅 아래로 떨어지는 인공 폭포를 보고 있었다. 인공 폭포의 끊임없는 물줄기는 희생자들을 위한 남아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뜻한다. 인공 폭포의 테투리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있다. 몇몇의 이름 위에는 빨간 장미, 하얀 장미도 꽂혀져 있었다. 하얀 장미는 생일을 맞은 희생자를 위해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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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브릿지를 걷기

흔들 흔들. 브루클린 브릿지는 이스트 강이 끝나는 지점에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이어 놓은 다리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수 있는 보행로와,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전용 차도가 합쳐져 있었다. 차가 지나갈 때 마다 진동이 내가 걷고 있는 보행로에도 그대로 전해지는 걸 느끼며 브루클린에서 시작해 맨하탄까지의 길을 한 시간 동안 걸으며 사진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그만큼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들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다리를 걷고 있으면 지나가는 차량 너머 전문 사진가를 고용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고(나도 그렇게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하나씩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넘쳐 났다. 다만 낮에 브루클린에서 맨하탄으로 가는 방향에서 사진을 찍을 때에는 가는 방향으로 인물을 찍으면 역광으로 내가 어둡게 나올 수 있으니 뒤돌아서 찍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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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교를 방문한다면 꼭 가보아야 할 피자 레스토랑이 몇 개 있는 데, 그리말디 피자는 그 중에 한 곳이었다. 피자를 시키는 방법은 베이스에 각종 토핑을 추가하는 방식인데, 가장 마싰는 조합을 우리가 알 턱이 있나. 종업원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내가 생각하던 딱 그 맛있는 피자를 내왔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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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을 담당하는 종업원이 있다면 팁을 주어야 하는데, 가끔 그 팁의 계산액에 영수증에 찍혀 나올 때가 있다. 손님이 머리 아프게 계산하지 않도록 우리가 먹은 총 합계에서 15~20 퍼센트 씩 나누어 세 가지 정도로 팁의 예상액을 주는데,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미국 내의 서버는 손님에게 팁을 받는 다는 것을 전제하로 임금이 굉장히 낮게 책정이 되기 때문에 팁은 사실 그 종업원에게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이날 우리도 맛있는 피자를 추천해준 친절한 종업원을 위해 20퍼센트가 뛰어넘는 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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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이야기가 나오니 5년 전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무거운 카트를 끌며 밀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젊은 남자 승객께서 나에게 진토닉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거야 식은 죽 먹기지!' 하며 만들어 내놓는데, 받아든 손의 다른 쪽 손에 든 1달러 지폐를 나에게 건네며 감사하다고 한다. 그 당시 나는 '아니 안줘도 되는 돈을 굳이 1달러로 주는 건 뭐지?' 싶었다. 괜히 내가 만든 진토닉이 1달러의 값어치가 되는 것 같아 살짝 불편한 마음까지 일었다. 나는 우리 회사의 승무원은 팁을 받지 않는다며 친절한 미소로 거절했다. 손님의 손이 머쓱해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손님은 미국인이였다. 마음 속으로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사실이 괜히 미안해졌던 기억이 있다.

by 나나

UAE 아부다비에서 비행중인 항공사 승무원입니다.

여행과 비행의 그 중간 어디엔가 저의 일상이 있답니다.

대학생 1학년때 우연히 가게된 중국 실크로드 여행을 계기로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지금은 40,000 피트 상공에 떠있는 비행기가 제 오피스가 되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공유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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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작성
2020-01-27 ·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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