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후기네요. 에어프레미아는 뉴왁공항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마지막 날도 온전한 하루를 관광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5일간의 관광과 워싱턴 당일치기까지 사실 중요한 관광은 모두 끝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7일차는 우선순위가 낮은 관광지를 배치하고 맘에 드는 거리를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7일차 일정>
: 바운스 짐맡기기 - The FRIENDS Experience - 해리포터 뉴욕 - 제퍼슨 마켓 도서관 - 점심(Two Boots Pizza) - 워싱턴 스퀘어 파크 - 소호 거리 - 뉴욕 야경 크루즈 - 저녁(Valla Table) - 뉴왁 공항 출국
마지막 날의 뉴욕은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설마 하루는 맑겠지'했는데 여지없이 배신하고 비가 내리는 뉴욕입니다. 제가 귀국하자마자 12일 연속으로 해가 쨍쨍했다고 하니 뉴욕에 한 번 더 갈 이유가 분명해졌네요. 🤣
저는 뉴저지 민박집에 머물렀기에 짐을 맡기기가 애매해서 바운스 짐맡기기를 활용해서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 근처에 짐을 맡겼습니다. (뉴왁공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터미널 바로 옆이에요.)
따로 짐맡기는 상점이 있는 것이 아니고 기념품 가게에서 짐까지 맡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홈페이지로 예약한 후 큐알만 보여주면 끝입니다. 만원 정도에 하루 종일 짐을 맡길 수 있어서 너무 너무 편리했습니다. 단, 지점마다 영업 종료시간이 다르니 체크는 하셔야 합니다.
낮에도 여전히 화려한 타임스퀘어입니다.
여담이지만 뉴욕에서 번잡한 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조금 특이한 룰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뉴요커들은 신호가 바뀌기 전에 무단 횡단을 하는데 그러면 차들이 거의 기다려줍니다. 그런데 만약 보행자 파란 불에 기어코 지나가려는 차는 보행자들이 건너지 않고 기다립니다. ㅋㅋ
건너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쪽을 서로 인정하는 묘한 시스템 같았어요. 아무튼 차도 사람도 신호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너무나 보고싶었던 프렌즈 박물관에 왔습니다. 젊은 날의 배우들 사진을 보니 재밌게 프렌즈 보던 때가 떠올라 감회가 새롭네요.
그 시절을 프렌즈와 함께 보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정말 인생 최고의 미드입니다. 셀 수 없이 정주행했고, 뉴욕에 오기 전에도 한 번 더 보고왔습니다.
프렌즈는 오래된 미드지만 나이대를 떠나 못 보신 분에게 꼭 추천드립니다.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고 친구간의 사랑과 우정, 나아가서 연애, 결혼, 출산, 이혼, 육아, 입양, 동성애, 직업, 주거 등등 미국(이라기보단 뉴요커)의 삶 전반의 스토리도 녹아있어서 미국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기에도 정말 좋습니다. 방탄소년단 RM도 프렌즈 보면서 영어공부 했다고 합니다. 😄
배우들이 에피소드에서 입었던 복장과 세트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극 중 캐릭터 모니카 피비 레이첼 등의 신분증과 신용카드, 운전면허증까지 마치 실제로 뉴욕에 살았었던 인물들처럼 전시해 놓아서 디테일에 감탄했습니다.
모니카의 집, 챈들러와 조이의 집도 실제처럼 꾸며놓았습니다.
마지막의 센트럴퍼크 카페까지 프렌즈 세트장의 총집합인 것은 맞네요.
다만 혼자오실 경우에는 대부분 함께 온 친구들이 즐겁게 사진찍는 분위기라 끼어들기 조금 애매할 것 같습니다. 거의 7만원 가까이하는 가격에 비해 세트장 재현한 퀄리티가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저처럼 프렌즈 찐팬인 사람들이 의리!로 찾아와서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은 장소라고 생각되네요.
프렌즈 박물관과 가까운 거리에는 해리포터 뉴욕도 있어서 잠시 들러봤습니다.
런던의 해리포터 박물관처럼 액티비티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주 큰 기념품 가게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버터비어는 팔고 있었어요.) 해리포터 좋아하시면 이것저것 구경하기에는 좋습니다.
다리미 모양의 플랫아이언 빌딩은 지금 공사 중이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로어 맨해튼부터 시작하는 브로드웨이가 이곳을 거쳐 타임스퀘어까지 대각선으로 뻗어가기 때문에 그에 맞추다 보면 이렇게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생깁니다.
저는 브로드웨이를 보면서 체스판의 비숍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사각형의 체스판에서 대각선을 지배하는 비숍이 날카로움과 역동성을 더해주는 것처럼, 브로드웨이도 사선으로 맨해튼을 가로지르기 때문에 직사각형 모양의 필지와 그를 본딴 건물들로 이루어진 맨해튼에 플랫아이언 빌딩과 같은 독특한 형태의 건물들이 생기곤 하니까요.
이제 지하철을 타고 웨스트 빌리지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식사부터 하려 했지만 비가 너무 쏟아져서 실내에 들어가 쉬기로 했습니다.
작은 캐슬처럼 보이는 예쁜 건물은 제퍼슨 마켓 도서관입니다. 법원 건물 등으로 사용했던 유서 깊은 건축물이지만 지금은 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 창문 아래서 최신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보니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이게 뉴욕이 주는 매력일까요? ㅎㅎ
아담하고 아늑한 도서관이라서 비도 피할 겸 오래 쉬다가 비가 잦아든 이후에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는 피자를 너무 좋아해서 이번엔 미국식 피자를 먹어보자 하고 'Two Boots Pizza West Village'에 왔습니다.
컬러풀한 인테리어에 락앤롤 스타일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개성있는 매장이었습니다.
다만 매장도 알록달록 피자 색깔도 알록달록하길래 이게 과연 맛있을까 의심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엄청 맛있었습니다. 미국스러운 느낌이 한가득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미국하면 생각나는 달고 짠 피자의 맛인데 부담스럽지 않고 아주 적절합니다. 고기와 야채, 치즈, 시즈닝의 조화도 너무 좋아서 진짜 순삭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싶었네요.
피자 추천도 친절하게 해주시고 가격까지 16달러로 저렴해서 가성비 좋게 배불리 먹었습니다.
웨스트 빌리지는 특별한 관광거리는 없지만 거리와 상점들이 아기자기하고 신기한 곳이 많습니다. 커피들고 걸어다니면서 동네 구경하기 좋은 곳 같았어요.
그래서 커피를 사러 왔습니다. 원체 유명한 스텀프타운 커피입니다.
여기도 뉴욕대 다니는 대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인가 보네요. 내부가 깔끔해서 마시고 가려고 했는데 다수의 대학생들이 팀플?하고 있길래 테이크아웃을 하고 근처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서 마시기로 합니다.
파리와 로마뿐만 아니라 뉴욕에도 개선문이 있습니다. 개선문 위의 글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하며 만든 것입니다. 대통령 취임 당시의 모습과 독립전쟁 당시 장군일 때의 모습이 각각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합한 것이니 미국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일만 합니다.
워싱턴 스퀘어 공원은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커피들고 천천히 돌아보기 좋습니다. 프렌즈을 비롯한 미드에도 많이 등장하는 곳이어서 드라마 추억에 잠기며 산책했네요. 커피를 다 마신 후 이제 버스를 타고 소호거리로 이동했습니다.
소호는 첼시와 더불어 골목과 거리가 가장 예뻤던 곳입니다.
블리커 스트리트와 소호 역사지구는 옛날 뉴욕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서 낭만도 느껴지고 젊은이들과 관광객 가릴 것 없이 사람도 많았습니다. 타임스퀘어의 네온사인도 좋았지만 소호거리를 걸으며 '그래 이게 진짜 뉴욕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ㅋㅋ
특히 블리커 스트리트는 너무 예뻐서 웨딩 스냅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도 보았습니다.
빌리지부터 워싱턴 스퀘어파크 그리고 소호까지는 거리도 가깝고 거리도 멋지기에 쭈욱 걸어서 구경하기 정말 좋습니다. 날 좋은 주말에와서 브런치와 간식까지 즐기고 가시면 완벽할 것 같네요. 😄
소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인 에일린스 치즈케이크도 먹고 갔습니다. 달지않고 부드러워서 매우 맛있었습니다. 근본인 플레인 맛 추천합니다.
그리고 헉..길거리에서 뉴진스를 마주쳤습니다. ㅋㅋ
전 세계가 케이팝이라더니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는 광고판 덕에 인기가 실감이 납니다. 오른쪽의 성조기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더더욱 묘한 느낌이네요.
야경 크루즈를 타러 미드타운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트레이더 조스에 들러서 에코백을 샀습니다. 동생이 구매를 부탁해서 사는 김에 여러 개 사서 지인들에게 돌렸더니 다들 좋아하더라구요. 초콜릿보다 나은 선택 같았습니다.
트레이더 조스 내부에서 만난 한국 여자분이 에코백 어디서 찾았냐고 물어봐서 알려드렸습니다. 확실히 에코백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이제 대망의 뉴욕 야경 크루즈를 타기 위해 Pier83에 왔습니다. 타기 직전에도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출항할 때는 그쳤네요.
뉴욕 야경 크루주의 장점이라면 맨해튼의 모든 중요한 야경을 하나도 빠짐없이 선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장소에서 많이 보았던 야경이었지만 배위에서 손에 잡힐듯한 야경을 보니 더 생생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강바람이 너무 춥고, 배가 상당히 빨라서 사진 찍기가 너무 힘들었네요. 날이 흐려서 자유의 여신상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구요. 🫠
처음에는 명당에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던 사람들도 30분쯤 지나니 지하 선실로 내려와서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도 사진은 포기하고 지하 선실에 앉아서 배 속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야경을 창밖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일주일 뉴욕 여행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싶고 그래도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맨해튼 야경을 보며 마무리할 수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래오래 맨해튼의 불빛들을 눈에 담아두었네요.
야경 크루즈로 쌀쌀해진 몸을 달래기 위해서 저녁 식사로 'Valla Table'에 왔습니다. 이 부근에서 가장 구글 평점이 좋았던 타이푸드 전문점입니다.
똠얌꿍을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뜨뜻한 국물이 몸을 확 녹여주여 몸이 스르르 풀리니까 새콤달콤하면서 진한 스프맛이 혀를 넘어 몸 구석구석 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안의 새우도 실하고 해산물도 아주 맛있었어요. 방콕에서 먹었던 똠얌꿍보다 맛나게 먹었습니다. 음료와 팁까지 넉넉히 해서 35달러 나왔네요.
바운스에 맡긴 캐리어를 찾고 공항버스를 타러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라본 뉴욕의 모습입니다.
이제 진짜 뉴욕 여행도 끝이 났네요. 제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였고 단짠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지저분하고 번잡한 거리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화려한 야경과 멋진 건물들의 모습이 계속 생각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뉴욕이 가지는 마력은 무시 못 하는 것 같아요.
그간의 후기를 돌아보니 방문한 곳들마다 특색이 너무 다른 게 보여서 도시 하나에 이렇게나 매력이 다양할 수가 있구나 놀라기도 했구요. 다들 뉴욕을 못 잊고 뉴욕앓이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ㅎㅎ
그동안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뉴욕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