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에는 뉴욕 여행에서 가장 방문해 보고 싶었던 첼시 하이라인을 다녀왔습니다. 유현준 교수님 유투브에서 봤을 때 하이라인과 리틀 아일랜드가 정말 멋지게 보였거든요. (*이 동네는 유현준 교수님 유투브를 보고 오시면 정말 도움이 됩니다.)
하이라인 부근은 동선을 짜기도 편한 것이 허드슨 야드, 하이라인, 첼시마켓 등이 거의 일직선 상에 있어서 엮어서 보기에 아주 좋습니다.
또한 1일차 후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금요일 오후 5시부터는 휘트니 미술관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하이라인 끝자락에 휘트니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방문하면 하루 일정이 깔끔하게 잡힙니다.
<5일차 일정>
: 허드슨 야드 - 하이라인 - 점심(랍스터 플레이스) - 리틀 아일랜드 - 휘트니 미술관 - 저녁(Arre Sinaloa)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아침을 먹으러 2일차에도 방문했던 'Bagel to Sandwich'에 또 왔습니다. 이 집이 아주 맛있었던지라 굳이 다른 곳을 안 가도 되겠더라구요.
저는 그냥 베이글에 크림치즈만 발라먹고 싶었는데 추천받아 주문하다 보니 해쉬브라운, 계란, 아보카도가 들어간 브런치급 식사가 나왔습니다. ㅋㅋ
근데 엄청 맛있어서 군말없이 잘 먹었습니다. 뉴욕에서는 베이글 많이 드시고 오세요. 맛을 잊지 못해서 한국 돌아와서 꽤 유명한 베이글 가게에서 먹어봤는데 역시 뉴욕만 못한 느낌이네요. 😁
식사를 마친 후에 이틀 뒤의 야경 크루즈 예약을 하러 왔습니다. 업체를 통해 크루즈 티켓을 받으셨더라도 반드시 이곳에 와서 날짜와 시간을 지정하셔야 합니다. 좀 번거로워요. ㅠ
대신 여기서부터 걸어가기 시작하면 이렇게 허드슨 야드의 멋진 건물들을 보면서 갈 수 있습니다. 20여분을 걸어가면 첼시 하이라인 시작점이 나오기 때문에 여정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허드슨 야드는 이 사진과 함께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일대는 원래 펜스테이션에서 발착하는 기차들이 놓여있는 차고지 역할을 하고 있었으나 40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지금은 저렇게 고층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사진 아래에 기차들이 줄지어 있는 것이 보이시죠?
저 위에 두꺼운 콘크리트를 친 후, 그 위에 허드슨 야드를 개발하고 옆에 있던 같은 높이의 고가철로는 하이라인이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허드슨 야드는 오피스 타워는 물론 더 쉐드 등의 문화시설, 쇼핑몰, 엣지 전망대 등이 자리잡은 거대한 복합단지로서 맨해튼 스카이라인의 한 축을 당당히 맡고 있습니다. Pier 83에서 출발하는 뉴욕 야경 크루즈를 타시면 저 고층 건물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야경을 눈앞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토마스 헤드윅이 만든 베슬입니다. 독특한 외관도 멋지지만, 벌집 모양의 계단들이 만들어내는 육각형의 틀을 통해 뉴욕과 허드슨 야드의 모습을 독특한 시점에서 볼 수 있어 기대했는데요.
그렇지만 사람들이 저곳에서 투신을 많이 해서 지금은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ㅠㅠ 나중에라도 정비해서 재오픈한다면 올라가보고 싶네요.
(지금은 재오픈 했다고 합니다!)
이제 바로 옆의 하이라인을 따라 즐거운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하이라인을 쭉 걷다보면 동대문 DDP로 알려진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아파트도 볼 수 있습니다.
미리 건축물에 대한 설명도 보고 왔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앞의 예쁜 화단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집 앞 산책로가 첼시 하이라인이라니 부럽습니다. ㅎㅎ
하이라인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고개를 돌리면 뉴욕의 다양한 풍경을, 그것도 3층 높이의 테라스에 섰을 때의 시야에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야의 제한 없이 쭉 뻗은 뉴욕의 도로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이네요. 제 눈에 멋지면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가 봅니다. 여기서 셀카 찍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ㅋㅋ
뉴욕을 즐기는 맘은 똑같구나 생각이 들어 덩달아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
몇 분을 더 걸어가면 'High Line Observation Deck'라는 앉아서 전망을 보며 쉴 수 있는 벤치가 나옵니다. 사진 안쪽에 보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보이시죠? 이른바 스파이더맨의 시야에서 도시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팁 하나를 드리면 저기서 보는 것보다 지금 제가 사진을 찍은 위치에서의 모습이 훨씬 멋있습니다. 저기는 앞에 더러워진 창문이 있어서 시야도 가리고 조금 답답한 면이 있어요.
제 위치에서 뒤를 돌아보면,
이렇게 멋진 사진들을 건질 수 있습니다. 와우..첼시 동네는 미술관도 많고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동네라서 그런지 거리의 모습이 상당히 감각적입니다.
고층빌딩과 고급 아파트, 힙한 그래피티와 교통 체증까지 완전 뉴욕스러운 느낌 뿜뿜이네요. 여행 중 날이 궂어서 아쉬웠는데 왠지 뉴욕의 분위기는 이런 우중충한 하늘과 더 찰떡인 것 같기도 하고요.
옆의 큰 간판엔 국가(AMERICA)는 때려치우고 나(ME)만 남겨놨습니다. 이것이..힙합 정신인가!? 일부러 같이 나오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
하이라인에는 보시는 것처럼 정말 다양한 식생(植生)들이 있습니다. 새로이 조성한 식물들도 있겠지만 낙후되어 방치되는 동안 아무렇게나 자랐던 풀과 나무, 꽃들을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하이라인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도시의 빌딩숲을 배경삼아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생태공원이라니. 확실히 다른 도시에서 앞다투어 벤치마킹한 것이 수긍이 갈만큼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하이라인을 산책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첼시 마켓 즈음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내려갑니다.
첼시 마켓은 전에 있던 비스킷 공장과 육류 가공시설을 일종의 푸드코트로 개조한 곳입니다. 성수동이 그렇듯이 폐공장을 활용해서 문화공간과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한 곳들은 힙한 느낌을 줍니다.
내부에는 랍스터 플레이스, 로스 타코스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이 있어서 점심 메뉴 골라서 드시기에 좋습니다. 저는 줄이 그나마 적었던 랍스터 플레이스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랍스터 중간 사이즈에 콜라까지 해서 46달러 정도였습니다. 더럽게 비싸지만 정말 맛있었어요. 루크스 랍스터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쫄깃하고 달달한 살이 일품입니다. 랍스터 롤이 이미 버터가 들어가 있어서 먹다보면 느끼한 감이 있는데, 여기는 레몬즙 뿌려서 먹다가 좀 색다르게 먹고 싶을 때쯤 버터 한 번씩 찍어먹었더니 훨씬 나았습니다. 랍스터의 감칠맛에 버터향만 입히는 식으로 음미하며 먹으니 만족스러웠어요.
절대 가성비 식사는 아니지만 '뉴욕에서' 가격에 상응하게는 먹을 수 있었습니다. 😄
디저트는 'Seed+Mill'이라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 위에 할바와 타히니?라는 중동식 디저트를 얹은 건데 맛있지만 정말 달아요.
중동과 튀르키예에서는 '디저트는 무진장 달아야 찐이다'라고 생각하는지라 ㅋㅋ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사장님이 한국어로 말도 걸어주시고 친절하세요.
첼시 마켓에서 도보 3분 거리에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뉴욕' 지점이 있습니다. 안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직접 볶고 있는 원두를 견학할 수도 있는 곳이에요.
전세계 6개만 매장이 있고 각 나라 혹은 지역의 특색에 맞게 매장을 조성하려고 했다는데 제가 상하이, 밀라노, 도쿄에 이어 뉴욕까지 봤는데 큰 차이는..없었습니다. ㅋㅋㅋ
내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네요.
간단히 텀블러와 디스플레이된 상품들 보고 나왔습니다.
카페보다는 커피 공장같은 관광지 느낌이 강한 곳이라 스벅 리저브 로스터리 다른 곳을 못 보신 분들은 희소성 때문에라도 한 번쯤 오셔서 구경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뉴욕은 특별한 관광지보다 그냥 걸어다니면서 볼 수 있는 거리의 모습이 예술입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뉴욕만의 세련된 분위기가 있습니다. '뭐 이쯤이야'하면서 무심히 돌아다니는 뉴요커들의 모습까지 함께 담으면 완벽합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타임을 못 가졌기 때문에 근처의 'Urbana Cafe and Gallery'에 왔습니다.
뉴욕에서 제 스타일의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는데 여기 라테는 맛있었어요. 마일드하고 우유 고소한 맛에 커피 향만 더한 라떼여서 잘 마셨습니다.
카페도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느낌에 커피타임을 즐기기 딱이었네요. 카페가 맘에 들어서 오래 머물다가 4시쯤 리틀아일랜드로 걸어갔습니다.
하이라인과 더불어서 꼭 보고싶었던 리틀 아일랜드입니다.
앞서 허드슨 야드의 베슬를 만든 토마스 헤더윅의 지휘 아래 3000억원이라는 대규모의 공사비가 투입되었다네요.
인공과 자연의 모습 사이의 어디쯤엔가 위치한 외관에 내부는 다양한 식물들로 조성한 생태공원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원래 이곳은 배가 정박하는 부두(Pier)가 있던 곳입니다. 부두에 박혀있던 나무 말뚝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저런 구조물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개발을 진행해도 장소에 대한 기억을 중시하는 뉴욕답게 기존의 부두에 박혀있던 옆의 말뚝은 그대로 두어 리틀 아일랜드의 구조물과 대비를 이루게끔 하고, 자연스럽게 원래 여기가 어떤 장소였는지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답니다. 아울러 저곳은 새들의 휴식처 역할도 덤으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디테일을 알고 보면 하나하나 허투루 지나치는 법이 없어서 놀라웠습니다.
내부는 엄청 평화로운 공원입니다. 뉴욕시민들은 작은 공연장에서 하는 버스킹을 보거나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뛰놀거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산책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올라가면 미니 전망대도 있습니다. 여기서 또 기막힌 로어 맨해튼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걸 보기 위해서 리틀 아일랜드를 만들어 놓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평화롭고 멋집니다.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리틀 아일랜드 전체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하이라인에 관광에 이어서 꼭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허드슨 야드부터 하이라인에 이어 리틀 아일랜드까지 낙후된 지역이 그대로 방치되는 꼴을 못 보는 뉴욕에서 어떻게 도시 경관을 업그레이드 했는지 흥미진진하게 살펴보았네요.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것은 동일하지만 그 결과물은 지역의 특징에 따라, 혹은 건축가의 개성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서 각각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리틀 아일랜드 맞은편의 휘트니 미술관으로 갑니다. 매주 금요일의 무료 입장은 그 일주일 전쯤 온라인으로 티켓이 풀리기 때문에 일주일 전에 오후 5시 입장으로 예매해 놓았습니다.
휘트니 미술관의 정식 명칭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입니다.
지금이야 다양한 나라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1930년 처음 지어졌을 때에는 관학화된 기존 미술에 반기를 들고 일군의 새로운 미국 작가들을 모아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다분히 미국적인 미술관이었습니다.
그래서 미술관 이름에 부합하듯 한눈에 봐도 미국스러운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추상표현주의 대가였던 잭슨 폴록의 아내 리 크래스너의 그림입니다. 부부 모두 명성 높은 화가지요.
잭슨 폴록이 교통 사고로 사망한 이후 본인이 그림을 계속 그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화답하며 나온 그림입니다.
휘트니 미술관에서 꼭 봐야할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휘트니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은 대여섯점이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호퍼는 1930년대 대공황과 도시화 산업화로 피폐하고 고독해진 미국인들의 마음을 대변하여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항상 저렇게 아무도 없는 텅빈 공간과 분위기의 정적인 순간을 잡아내어 슬픔과 고독을 전달한다고 하네요.
그런가..?하면서 보고 있는데 옆에 어떤 분이 저 작품을 정말 초집중해서 거의 찢어질 듯이 응시하면서 오래도록 보고 계셨습니다.
'저 정도는 해야 그림의 숨겨진 오묘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나?'해서 따라해보았는데 저는 실패했어요. ㅋㅋ 😅
이렇게 중요한 작품들은 대부분 7층에 전시되어 있고 나머지는 기획전이나 설치미술입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7층 위주로 둘러보시면 됩니다.
또한 무료입장이 가능한 금요일에는 미술관이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을 하고, 6시30분(혹은 6시)과 8시에는 영어로 무료 투어도 진행하니 참고하세요!
사실 휘트니 미술관을 방문한 진짜 목적은 6층~8층 테라스에서 보이는 뷰가 환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우연찮게도 여기 테라스에서는 미드타운과 허드슨 야드, 로어 맨해튼의 고층 건물이 교묘히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제외하면 옛 뉴욕스러운 브라운톤의 건물들만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마치 20세기 초 뉴욕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고풍스럽고 멋집니다.
저도 미술관은 7층만 대충 둘러보고 여기 테라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술관 벤치에서 쉬다가 나와서 이렇게 일몰 후의 어스름한 하늘도 보고
아름다운 야경까지도 함께 즐기고 왔습니다.
휘트니 미술관 금요일 무료 입장을 이용하실 경우, 훌륭한 미술관을 둘러봄과 더불어 연장 운영으로 테라스 야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
일주일간 매일 다른 곳에서 야경을 보겠다는 계획을 하루 더 완수하고 나서 이날은 평소보다 조금 빨리 숙소인 뉴저지로 돌아가 저녁을 먹었습니다.
다음날 새벽 6시 기차로 워싱턴 D.C. 당일치기가 예정되어 있어서 빨리 일정을 마무리해야 했거든요.
숙소 근처의 멕시코 전문 식당인 'Arre Sinaloa'입니다. 매우 평이 좋아서 타코도 먹을 겸 픽했습니다.
위의 해산물 세비체는 엄청 새콤달콤 신선하고 맛있었고 추천받은 타코도(아마도 pulled pork 같네요.) 괜찮았습니다.
해산물이 훨씬 맛있었던 걸로 보아 쉬림프 타코를 시킬 것을 그랬네요. 일부러 찾아오실 집은 아니고 푸근한 분위기의 뉴저지 동네 맛집 같으니 근처 머무시는 분들은 오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음날의 당일치기를 위해 간만에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