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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목)
뉴욕 4일차에는 오전에 예약한 원월드 전망대를 먼저 들른 다음 그 주변을 돌아보았고, 오후에는 휘트니 미술관과 하이 라인을 따라 산책했습니다. 야경은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에서 봤습니다.
예보로 알고 있었지만 아침부터 날씨가 우중충합니다. 그래도 오전 10시에 원월드 전망대 티켓을 예약을 했으니 가야죠.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원월드 전망대 올라갈 때까지는 비가 안 오다가 전망대 올라가기 무섭게 구름이 짙어지며 비가 쏟아졌네요.
원월대 전망대는 100-101층에 있고 높이는 386.5m에 해당하며 ESB보다 살짝 높습니다. 사방이 구름에 휩싸여서 아무것도 안 보여서 순간 뭘해야되나 정신을 놨지만, 기다리다 보면 걷히겠지 싶어 City Pulse란 구조물 앞에 착석했습니다. 이 구조물을 활용해 도시 곳곳의 변천사를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정해진 시간마다 진행됩니다. 다음 시간은 10시 반이었는데, 사람들이 하나둘씩 볼 게 없어 이 앞으로 모이자 시작 시간을 10시 15분으로 땡겨주는 센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어가 원어민 급 아니면 온전히 이해하면서 듣기는 좀 힘들겠더라구요. 구조물에 디스플레이되는 내용도 있지만 모든 내용에 뒤따라오지는 않기 때문에 구름이 걷히길 바라면서 앉아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15분 정도 진행되었고 다행히 프로그램 끝날적에는 해는 안 났지만 구름은 많이 걷혔습니다.
원월드 전망대는 로어 맨하탄에 위치해서 맨하탄 섬 아래의 어퍼 베이에 떠있는 섬들이 유독 잘 보입니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 아일랜드와 이민자들 심사를 했던 엘리스 아일랜드, 그리고 군사기지와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거버너스 아일랜드가 잘 보입니다. 그리고 저 멀리는 브루클린과 스테이튼 아일랜드를 연결하는 다리가 보이는데, 저는 지금까지 다른 전망대에서 보였던 이 다리가 브루클린 브릿지인줄 알았습니다ㅎㅎ...
전망대 각 방향마다 보이는 랜드마크들에 관한 짧은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로어 맨하탄의 배터리 포인트와 브루클린을 있는 터널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긴 수중터널이라고 합니다. 터널 중간 부분인 거버너스 아일랜드의 북쪽 부두 근처에는 터널 환기를 위한 흰색 원형 타워가 있습니다.
뉴저지와 PATH 열차로 연결되는 오큘러스입니다. 새가 날개를 핀 모습을 형상화해 지었다고 하며, 완공까지 거의 40억$가 소모된 역사이자 쇼핑몰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911을 추모하여 매년 9월 11일 하루에만 천장을 오픈한다고 합니다.
생폴 예배당은 1766년 영국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것으로 맨하탄에서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곳이라고 합니다. 911테러 당시 무척 가까운 곳에 위치했음에도 기적적으로 피해가 없었다고 합니다.
브루클린과 로어 맨하탄을 잇는 3개 다리들의 앞자들만 따와 BMW로 부른다고 하네요.
고딕 양식의 초록색 지붕을 가진 울워스 빌딩은 1913-193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F.W Woolworth사의 본부였고 유럽 대성당들과 비슷하게 생겨 무역의 대성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현재 저층부는 사무실로, 고층부 30개 층은 고급 아파트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위성접시가 꼭대기에 있는 이 건물은 원래 전화교환센터로 운영되다가 지금은 데이터 센터로 기능한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창문이 거의 없어 건물 내 기계가 기동하는데 필요한 낮은 온도를 쉽게 유지할 수 있고, 핵폭발시 방사능 낙진에도 견고하다고 합니다.
뉴욕 5대 전망대 중에 혼자만 로어 맨하탄에 있어서 미드타운에 있는 디른 전망대들과 마천루들도 잘 보입니다.
허드슨 강은 2009년 1월 15일 비행기 비상 착륙 장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새 떼와 충돌해서 새가 빨려들어간 양쪽 엔진이 파손되었고, 영하 7도의 험한 날씨라는 악조건에도 기적적으로 모든 승객이 생존하여 허드슨 강의 기적으로 불렸습니다. 2016년에는 당시 기장의 미들네임을 딴 영화 설리가 개봉했습니다.
허드슨 강의 피어 40은 연간 20만명 정도가 이용하는 여가 시설로 잔디 구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쪽 벽에는 I Want to Thank you 벽화가 있는데, 이는 에이즈 환자들과 관련 기금들이 병마와 싸우는데에 대한 리스펙 문구하고 합니다.
허드슨 강 너머 뉴저지 부두 중 하나에 있는 워터스 소울 조각상입니다. 조용한 상태에서 물이 들려주는 심오한 소리를 들어보자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뉴저지 안쪽으로는 해컨색 강과 패서익 강이 흐릅니다. 각각 레나페 인디언들 말로 '돌이 많은 땅'과 '땅이 갈라지는 곳'을 뜻한다고 합니다. 19-20세기 산업화 시기에 많이 오염되어 정화 복구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약으로 유명한 미국의 위생용품 회사 Colgate-Palmotive사가, 예전에 있던 자리에 세운 50피트 직경의 대형 시계도 보입니다.
뉴저지 철도 터미널은 1889년에 지어져 78년동안 운영되었습니다. 엘리스 섬에서 넘어온 이민자의 3분의 2인 약 800만명이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한 여정을 이곳에서 시작했습니다.
날이 흐려 사람이 없어 쾌적하게 전망을 볼 수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전망대들보다 만족감이 컸습니다. 다음에 뉴욕에 또 온다면 여기서 야경도 봐야겠다라는 계획이 생겼네요.
원월드 전망대는 오큘러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없네요. 2층으로 올라와 911 메모리얼로 향합니다.
남쪽 연못부터 봤는데, 하늘에서도 비가 살짝 내리고 물이 끝없이 가운데 구멍으로 흘러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울컥하는 것이 있더라구요. 가장 바깥 사각형 벽에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가끔가다가 헌화되어 있는 꽃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들의 넋을 기리며 사각형 벽을 따라 걷다가 북쪽 연못에도 가봤습니다.
북쪽 연못은 청소 및 유지보수 중으로 물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남쪽이나 북쪽이나 추모 인파는 많습니다.
북쪽 연못에서 오큘러스를 가로질러 아까 보았던 생폴 예배당으로 향합니다.
날이 흐리고 앞에 묘지가 있어 음산한 느낌도 있지만 오래된 만큼 고풍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고층빌딩들이 즐비한 맨하탄 한 가운데 조그마하지만 이런 녹지가 있는것이 보기가 좋네요.
희망의 종은 911테러 1주년에 맞춰 영국에서 선물한 것으로, 자유의 종과 빅벤의 종을 만든 곳에서 주조했다고 합니다. 매년 911을 추모하여 울린다고 하네요.
생 폴 예배당은 어떤 이유에선지 내부입장이 안 되어서 점심을 먹으러 반대편으로 건너갔습니다. 마침 근처에 칙필에이가 있더라구요.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한 번도 못 가본 프랜차이즈여서 망설임없이 갔습니다. 간만에 치킨 버거 먹을 생각에 기분이 업되었습니다.
치킨 버거 자체도 맛있었지만 웻지 스타일 감튀가 대박 맛있었습니다. 감튀 찍어먹는 소스도 케첩 말고 다른 것도 주는데 찍어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근처에서 오늘의 커피로 마신 버치 커피입니다. 탄맛과 중간 정도 산미가 밸런스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휘트니 미술관에 가려고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를 거쳐갔습니다. 예전에는 정육점거리였다고 하는데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는 명품샵도 들어섰습니다.
휘트니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에 리틀 아일랜드가 있어서 가 봤습니다. 물 위에 인공섬을 만든 곳인데 외관부터 특이해서 눈길을 끄는 곳입니다. 가는길에 허드슨강변에는 작게나마 모래사장이 있습니다.
리틀 아일랜드 안에는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나름 높은 언덕이 있어 주변 경치가 잘 보입니다. 노천카페와 원형극장도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입구쪽에는 발구르기로 음을 칠 수 있는 바다 오르간 같은게 설치되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 번씩 쳐 보는데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소소하게 재밌었습니다.
리틀 아일랜드 한 바퀴를 산책하고 휘트니 미술관으로 돌아갑니다.
휘트니 미술관 옥상 테라스에서도 주변 경관이 잘 보이니 입장하셨으면 한 번 나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휘트니 미술관은 미국 현대미술 위주의 미술관이라 에드워드 호퍼, 조지아 오키프 등의 미술만 살짝 보고 나왔습니다. 저층부엔 비엔날레 작품들로 설치미술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휘트니 미술관에 있는 동안 날이 많이 개어서 하이라인 전 구간을 산책하기로 합니다. 하이라인은 휘트니 미술관 바로 앞부터 시작되며 중간중간 빠져나갈수 있는 출입구가 여러 개 있습니다.
원래 철로가 지나다니던 고가가 철도가 폐쇄된지 버려져 있다가 도시 재생 사업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보행도로드로 바뀐 사례로 유명하죠. 그래서 중간중간 철길이 보입니다.
어떤 때는 건물 아래로 길이 지나가기도 하여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중간중간마다 설치미술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건물 아래로 지나가는 곳에서는 아예 노점도 열려 있더라구요. 저녁에 하이라인에 온다면 여기서 요깃거리를 사서 중간에 앉아 쉬면서 신선놀음을 하기도 좋아 보입니다.
중간에 첼시 마켓으로 빠질 수가 있어서 짧게 갔다왔습니다. 폐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시장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날것의 붉음 벽돌에 노출된 배관 디자인이 빈티지스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이라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중간중간 고급 아파트들도 보입니다. 썬팅이 다 되어 있긴하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왔다갔다하는데 사는 입장에서는 불편할 것 같습니다.
하이라인은 허드슨 야드에서 끝나는데 그곳에 있는 엣지도 서서히 정면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줌으로 땡겨서 보았더니 며칠 전과는 달리 널널하네요ㅠㅠ
날이 개니까 또 더워져서 근처에 인텔리젠시아 커피에서 한 잔 마시려고 내려왔다가 문 닫았고 해서 허탕친 곳입니다. 첼시 지역 건물들은 빈티지스러우면서도 멋있네요.
설치미술도 구경하고 꽃이 핀 나무도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허드슨 야드입니다. 더 쉐드 앞에서 분기가 있습니다. 우선은 시내쪽으로 뻗은 분기부터 가 봤습니다.
시내쪽으로 곧장 뻗은 분기에는 첫날 필라델피아에서 기차를 타고 도착했던 모이니한 홀로 통하는 통로로 이어지네요. 목재 다리까지 넘어가진 않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며칠 전에도 엣지에 오면서 멀리서 봤던 빨간 나무 설치미술입니다. 색감이 참 징그러울정도로 빨가면서 눈길을 끄네요.
다른 분기로 진입하면 허드슨 야드의 철도처량기지 위로 오게 됩니다. 이쪽에서는 허드슨 야드의 마천루와 엣지, 베슬 등이 한 눈에 보입니다.
철도차량기지를 마지막으로 하이라인에서 내려왔습니다. 슬슬 배도 고프고 그러니 야경 보러 가기 전에 오늘의 맥주를 마시러 지하철을 탔습니다.
오늘의 크래프트 맥주는 핀백입니다. 브루클린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다양한 IPA 라인업으로 유명합니다. 밖에서 보면 간판이 심플해 찾기가 어려웠는데 힘들게 찾아서 들어가보니 공간이 넓직하네요.
핀백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안줏거리를 근처 슬로바키아 전통 음식점에서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으로 치면 만두에 해당하는 것 같으며, 만두소를 으깬감자와 양젖치즈로 만든 것인데 겉에 베이컨 토핑까지 시켜먹으니 짭조름하면서도 은근히 배가 차더군요. 기분 좋게 3잔 마시고 나와서 오늘의 야경을 보러 갔습니다.
브루클린에서 다시 로어 맨하탄으로 건너와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드에 왔습니다. 로어 맨하탄의 마천루들이 바로 코앞에서 보이는 명당입니다. 가는 길에 레스토랑도 많이 보여서 야경을 보면서 식사하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찬루 반대편으로는 브루클린 지역, 특히 브루클린 하이츠의 야경이 보입니다. 잠시 머물다 이대로 숙소로 들어가긴 아쉬워 가는 길에 있는 타임스퀘어에도 잠깐 들렸습니다.
타임스퀘어는 뉴욕 밤거리중 가장 밝고 화려한 곳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말그대로 불야성, 전망대 위에서도 타임스퀘어 인근은 수많은 광고조명판 때문에 티가 날 정도로 훨씬 밝아보이죠.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만나는 곳 앞은 정말 발디딜틈 없을 정도로 사람이 빽빽합니다. 코스튬 입은 애들이 사진찍어줄까 계속 물어보고 옷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인파를 헤치고 나아가다보니 금새 에너지가 소진되어서 바로 숙소로 도망갔습니다.
47일차 후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