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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일차 후기에서 이어집니다.
2024.05.20(월)
뉴욕은 그 동안 여행하면서 생긴 변수들이 너무 많아서 아침에는 일정을 다시 재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고 싶었던 식스플래그 뉴저지는 직통 교통편이 사라지면서 대안을 찾아보았지만, 주말이 아니면 우버로 가야되는데 그러기엔 가성비가 너무 떨어져서 포기했습니다. 미리 예약한 유엔투어에다가 가고 싶은 박물관이랑 미술관, 5대 전망대를 동선과 날씨, 휴무일을 고려해서 배정했습니다. 각각 예약하기보다는 앳홈트립을 통해 일괄예약하고 시간을 보니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 빠르게 오늘 일정을 소화하러 움직였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아서 센트럴파크를 종단해보기로 하고 일정을 짰습니다. 맨하탄 북쪽의 제네럴 그랜트 내셔널 메모리얼부터 시작합니다.
제네럴 그랜트 내셔널 메모리얼은 미국 남북전쟁의 영웅으로 18대 대통령까지 지낸 율리시스 그랜트의 묘입니다. 건물의 외관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지금은 소실된 고대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영묘를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했던 것이 뉴욕 한복판에 있는 전 대통령 묘소이자 내셔널 메모리얼인데 이게 휴무일이 있네요?
하필 휴무일에 와서 밖에서만 영묘를 바라보다 이동했습니다.
리버사이드 처치는 고딕 양식의 교회로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샤르트르 대성당도 옛날에 가본 적이 있는데 많이 닮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첨탑이 샤르트르 대성당은 뽀족한 것으로 2개가 있는데 비해 여기는 직육면체 모양의 단일 첨탑이네요. 세계에서 가장 큰 편종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곳으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넬슨 만델라, 피델 카스트로, 코피 아난 등이 연설한 곳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내부에 못 들어가게 해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리버사이드 처치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콜럼비아 대학교입니다.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세계 탑클래스에다가 맨하탄에 캠퍼스를 보유한 어마무시한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도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출입구마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학생증으로만 출입을 하게 막아놨다라구요. 그래서 못들어가고 점심을 먹으러 근처 쉑쉑버거에 들렀습니다.
쉑쉑에서는 아보카도 베이컨 더블 버거를 시켜먹었는데, 버거가 나오면 내가 가져와서 먹는 시스템이라 생각하고 팁을 안 줬는데 막상 버거를 갔다줘서 당황했네요. 엄청 기대하고 먹었는데 맛은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아보가도 맛은 잘 안 느껴졌습니다.
뉴욕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 중 하나로 1일1커피 매일마다 다른 곳에서 마시기를 처음 해봤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못 먹었던 블루보틀을 뉴욕에서 먹었습니다. 아아를 마시고 싶었는데 점원이 아이스 커피는 콜드브루만 있다고 해서 입에 잘 맞지도 않는 콜드브루로 마셨습니다. 날이 더워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ㅠㅠ
조금 더 걸어가니 세인트 존 디바인 대성당이 보입니다. 웅장한 세인트 존 디바인 대성당은 성공회 성당으로 워낙 규모가 크게 설계한터라 아직도 미완공 상태라고 합니다. 여기는 입장료를 받는 곳이라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세인트 존 디바인 대성당 옆에는 작은 정원이 있어서 조금 쉬었다 갔습니다.
센트럴파크는 북서쪽 귀퉁이 입구로 진입했습니다. 공원이 넓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차도에 자전거 전용 도로, 신호등까지 있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한낮인데도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서 부러웠습니다.
센트럴 파크 북쪽에 있는 연못인 할렘 미어 근방은 공사판이어서 통행로가 막힌 곳들이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좀 돌아가야 되긴 하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으니 모든게 다 용서됩니다. 은근히 거북이들이 연못에 많이 보이더라구요.
센트럴파크 북동쪽 귀퉁이에 있는 컨저버토리 가든도 공사 중으로 대부분이 폐쇄되어 있고 그나마 개방된 부분도 조경이 되어있지는 않았습니다. 이즈음 오후 3시에 구겐하임 미술관 예약이 확정되었다고 메일이 와서 동쪽 경계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녹음이 진 넓다란 잔디밭이 있다니 뉴욕시민들은 복받았네요.
센트럴파크 동쪽 경계를 따라 걷다보니 뮤지엄 마일 표시가 보입니다. 과거에 백만장자의 거리였던 뮤지엄 마일은 여기 살았던 많은 부호들이 자택을 박물관으로 기증하면서 박물관들의 거리로 변모했습니다.
금융가 펠릭스 와버그의 저택은 유태인 박물관으로 재개관되었습니다.
25만점이 넘는 디자인 관련 작품을 소장한 쿠퍼 휴이트 박물관입니다. 박물관이 되기 전에는 강철왕 카네기의 저택이었습니다.
센트럴파크 중심부를 거의 독차지하고 있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입니다. 저수지 너머로 반대편의 스카이라인이 보이는데, 여행 계획 당시 센트럴파크를 둘러싼 스카이라인을 숙박하면서 보고 싶어 근처 호텔 1박 시세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라 포기했던 생각이 나네요ㅠㅠ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건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곳입니다. 둥근 천장의 원형 홀로 이루어진 2개의 로툰다를 중간에 직육면체 타워가 연결하는 구조로, 천장의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이 바닥까지 들어와 벽에 창문이 없는데도 어두운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게 지어 전시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장고 역할의 건물을 뒤에 추가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레이트 로툰다는 꼭대기층까지 보행통로가 원을 그리며 올라가고 그 벽면을 따라 전광판에 메시지가 송출됩니다.
현대미술 전시가 많은 것이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든 작품들이 많네요. 한장한장마다 담긴 메시지를 각각의 방식으로 번들로 묶어 디스플레이한 작품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래도 난해한 현대미술보다는 좀 더 친숙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좀 더 좋았습니다. 전시공간이 작은 편이라 구겐하임 미술관 관람은 느긋하게 둘러봤음에도 1시간 남짓 걸린 것 같습니다.
센트럴파크 남쪽 부분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다시 들린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는 평온합니다.
광활한 잔디밭 위에 소프트볼 필드만 6개가 들어가 있는 그레이트 론을 지나 전망대라는 의미의 벨베디어 캐슬로 진입합니다.
벨베디어 캐슬은 입장료 없이 위로 올라갈 수 있지만 내부 공간이 협소하고 특히 오르락내리락하는 내부 계단은 사람 1명만 지나갈 수 있는 너비라 직원들에 의해 교통통제가 이뤄집니다. 그래서 혼잡할 경우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벨베디어 캐슬 자체가 엄청 높은 구조물은 아니라 전망이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센트럴파크 남쪽 스카이라인 뷰가 잘 보이는 장소 몇 개를 추천받아서 첫 번째로 간 오크 브릿지입니다. 수목이 우거져 뷰를 가리긴 하지만 보트놀이를 즐기는 연못 너머로 살짝 보이는 스카이라인 뷰가 멋집니다.
오크 브릿지에서 조금 더 걸어가 있는 헤른스헤드는 탁 트여서 스카이라인 뷰를 보기 좋습니다.
보우 브릿지에서는 남쪽의 마천루 뷰가 가려져 안 보이지만 다리가 아름답네요.
센트럴파크의 더 남쪽으로 내려가기 위해 체리 힐을 거쳐 베데스다 테라스로 향합니다.
커다란 분수와 지하 보행통로, 버스킹, 즉석 그림, 잡상인 등으로 복작복작했던 베데스다 테라스입니다. 지하 보행통로로 더 남쪽으로 이동했는데, 벽과 천장에는 여러 타일 장식이 있어 눈요깃거리로 볼만했습니다. 여기 한켠에서 웨딩촬영도 하고 있더라구요.
센트럴파크 남쪽에 붙은 맨하탄 미드타운 스카이라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잔디밭인 쉽 메도우입니다. 저에게는 센트럴파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의 장소에 오게되어 감개무량하네요. 잔디밭에 여유로이 널부러진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만 듭니다.
쉽 메도우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쓰는 울먼링크입니다. 여기도 조금은 트여 있아 스카이라인 뷰가 잘 보입니다.
센트럴파크 종단을 마치고 6번가와 웨스트 59번가가 교차하는 삼거리로 나왔습니다. 6번가를 따라 고층건물이 빽빽한 맨하탄 미드타운으로 들어갑니다.
혼잡한 인파를 헤치며 목적지만을 바라보고 걸었더니 라디오 시티 뮤직홀과 NBC 방송국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네요. 락펠러 플라자 근처에서 오늘의 맥주를 마실 브루어리 탭룸을 찾습니다.
한국에도 많이 수입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인 아더 하프입니다. 뉴욕 내에 여러 지점을 가지고 있지만 맨하탄 내에는 락펠러센터에만 있어서 동선상 한 번 들러봤습니다. 탭룸이라 탭맥주만 있으며, 안줏거리는 외부에서 반입 가능합니다. 저녁은 따로 먹기로 하고 여기선 맥주만 3잔 마시다 나왔습니다. 신선한 홉맛 빵빵한 IPA들을 마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 목적지까지 걸어가다가 본 뉴욕 공립도서관인데 저녁이라 문을 닫아서 내부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웅장한 Beaux-Arts 양식의 건물이라 다음에 가면 꼭 들어가서 내부를 구경하고 싶네요.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입니다. 예약은 일몰 전인 8시 정도로 예약했던 것 같은데, 당일 예약이라 밀려서 8시 45분으로 예약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시간이 아주 넉넉한 것은 아니라 주변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피잣집에서 조각 피자 2조각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미국답게 조각피자도 큼지막해서 2조각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출입구는 몇 군데 있는 것 같은데, 전망대쪽 입구는 웨스트 34번가쪽에 있습니다. 건물들이 빽빽하게 밀집한 뉴욕에서는 갓 구글맵도 어쩔 수 없는지 안내를 잘못해서 웨스트 33번가부터 출입구들을 일일히 다 찾아보고 다녔네요ㅠㅠ 34번가로 가면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이 있는데 거기가 ESB 전망대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ESB는 그 명성답게 들어가는 줄도 길었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심심하지 않게 구경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유명인들이 찍은 사진들도 있는데, BTS도 왔다 갔네요. ESB는 381m 높이로 1931-1973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꼭대기 30층에는 조명이 들어와 기념일에 따라 야경이 바뀝니다. 처음 엘리베이터를 타면 80층 실내전망대로 올라가는데, 여기는 유리에 조명이 반사되어 사진이 별로이므로 금방 둘러보고 86층 야외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황홀한 야경입니다. 남쪽으로 저 멀리 스테이튼 아일랜드와 롱아일랜드를 잇는 베라자오 내로우즈 브릿지부터 로어 맨하탄의 스카이라인, 원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보이고 작게나마 자유의 여신상도 보입니다.
서쪽으로는 멀리 허드슨 야즈의 엣지가 보입니다. 가까이 보이는 타워는 아마 펜스테이션 옆의 펜1 타워가 아닐까 싶습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여기서는 가려져서 잘 안 보이네요.
북쪽으로는 미드타운 마천루들이 즐비하게 보이며, 그 사이사이에 록펠러센터와 서밋 등의 네임드 타워들이 보입니다. 도심 한 가운데 녹지로 아까 본 뉴욕 공립도서관 뒤의 브라이언트 공원이 자리잡고 있네요. 그 좌측에는 조명이 특출나게 강하게 보이는데 뉴욕에서 가장 번잡한 곳인 불야성 타임스퀘어입니다.
동쪽으로는 이스트강 너머의 롱아일랜드시티(LIC)가 보입니다. 이쪽으로는 눈에 띄는 랜드마크는 잘 안 보이네요.
뉴욕의 전망대들은 야경 보기에 정말 제격인 장소입니다만 극 I인 저로서는 너무 혼잡해서 기가 쫙쫙 빨리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지쳐서 빨리 도망치려 해도 내려가는 것마져 엘리베이터 줄을 오래 기다리고 나서야 내려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도 앞으로의 전망대들에 비하면 ESB는 양반이었네요.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역앞에 메이시스 백화점이 있어 사진 한 장 남기고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44일차 후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