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결정된 뉴욕 출장이지만 살면서 오게 될 일이 몇 번이나 더 있겠어! 하는 마음이 컸던 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짬나는 하루 반 정도의 시간을 나만을 위해 보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인데,
하루에 하나 정도라도 랜드마크에 다녀온다면 이 출장이 정말 보람찰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출장 업무가 끝나는 건 오전 시간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첫날은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걷고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스케줄로 잡은 뉴욕 앉아서 즐기기…
실은 나의 경우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을 엄청 오랫동안 즐겨봤던 시청자이다.
평소 혼자 보내는 시간이 훨씬 편하고 즐거운 나한테는 혼자 있으면서 뭘 해야 좀 더 재미있나 하고
이야기를 전해주는 소식통이나 다를 바가 없는 프로그램인데 한때 모델 한혜진이 뉴욕에 갔던 편이 방영된 적이 있다.
거기서 버스에 앉아서 뉴욕의 볼거리를 한눈에 보는 장면이 짧게 나왔었는데 너무 재미있어 보였지만,
당분간 갈 일 없다고 잠깐 잊고 있었던 거 같다.
이후 브이로거 찍는 유튜버들이 이 버스에 탑승했던 걸 올리는 걸 종종 보게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도 많이 알려진 거였구나~ 싶었다.
무심코 어디 다녀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데 익숙한 이름이 보여서, 이거 티켓을 끊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버스에 앉아서 관광이 가능한 더라이드 퍼포먼스 투어.
직접 어플과 바우처 코드를 입력하고 예약을 잡아 이용 가능하다. 시간 단축용으로도 죠아요…
극장에 앉아서 영화를 관람하듯이 버스에 앉아 70여분 동안 맨하탄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어이다.
센트럴파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타임스퀘어! 쉴새없이 눈을 밖에 두고 구경하고 있으면
멀쩡히 걷던 사람이 갑자기 허리를 확 뒤로 젖히며 춤을 추기도 하고,
공원을 돌다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들을 접할 수 있다.
MC의 진행하에 이루어지는데 아무래도 영어로만 들을 수 있어 모든 상황에서의 호응은 좀 어려워 아쉬웠지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커 괜찮았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외국에서의 여행에 또 익숙해지는 거니까!
버스 타기 위해서는 다시 지하철역 근처로 가서 파이브가이즈를 찾으면 된다!
파이브가이즈 이번에 뉴욕 와서 엄청 보기만 했지 한입도 못 했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는데 가 봐야 하나…
개인적으로 나는 숙소를 옮겨야 했던 날이기 때문에 새로운 숙소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에는
스케줄 소화하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어 좀 당황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더 라이드 퍼포먼스 투어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준
패스권을 제공하는 타ㅁㅣ스 사무실 위치가 뉴욕이라 이용이 쉬웠다.
타임스퀘어 42스트릿길역에서 내리면 금방!
휴대폰으로 구매가 쉬워 인기인 시스템인 건 알지만 사무실에 짐 맡길 수 있는 사물함이 있다고 했는데
봇짐장사를 펼치기 직전의 나에게는 너무 다행인 조건이었던 것이다.
버스 기다리기까지 텀이 한 시간 좀 안 되게 있었는데 지쳐있던 나에게
친절하게 자리 안내해 주신 직원분 감사합니다 ㅠ
하여튼 그렇게 간단하고도 인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새로운 숙소에서 꿀잠 때리고는 다음날!
좀 걸어도 되는 컨디션으로 돌아온 거 같아서, 전부터 보고 싶던 미술관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혼자 좀 조용히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누구와도 동행이 필요 없지만
유명한, 달팽이 모양으로 건축된 외관으로 유명한 곳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들렀다.
이 미술관이 이렇게 동그란 형태로 달팽이를 연상한 것만으로
세계적 명성이 높아진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곳을 헤집고 다니는 게 너무 즐거웠다.
9월부터 10월까지는 전시장 교체가 있어서 관람이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좀 늦게 오게 되어 오히려 다행이었다. (?)
미술관을 나와서 찾아보니까 다른 미술관 같이 구역이 크게 나누어져 있어
못 보는 공간이 생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나선형으로 건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로 뜻깊은 이야기로군…
Going Dark라는 제목으로 28명의 예술인들이 준비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24년 4월까지라고 하니까 볼 수 있는 기간은 넉넉하네… ‘어두워짐’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듯해 보였고
디지털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 만족스러웠다.
어두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전시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흑인이라고 하는 것도 뭔가 다르게 다가왔다.
두 곳의 명소 방문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단품으로 샀으면 섭섭할 뻔했는데 두 군데라도 다녀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가고자 하는 곳이 더 많을 수 있다면 더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듯한 장점이 있어 보인다.
막연하게 출장을 끝내고도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소홀히 보내기 싫었고,
그렇다고 해서 빡빡하게 짜인 스케줄 속에서 개미 군단처럼 움직이는 것도 내키지 않던 차에
값싸게 훌륭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직장인만 아니었어도 더 즐기고 오는 건데 너무 급하게 한국에 돌아온 거지…
(직장인이라 뉴욕 갔다는 생각 못하고 있음) 다음에 또 다시 와 볼 수 있길 기대하며 후기 마무리!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