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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기 전 봤던 유튜브에서 엄청 큰 갈빗대가 들어가 있는 쌀국수를 보고 꼭 먹고 싶어 찾아봤습니다.
본점은 브루클린인데 다행히도 차이타타운과 그래머시에도 분점이 있다고 해서 가까운
그래머시 쪽으로 가봤습니다.
그쪽 라인에 아시아 식당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KFC)의 대표주자 비비큐가 있고, 옆 가게는 히바치라는 상호인 거 보니 일식집이겠습니다.
길 건너편에는 소공동 순두부도 있었는데 예전 LA에서 날리던 그 집과는 무관하리라 여겨집니다.
쌀국수집 상호명은 파이브 스파이스인데 상호에 숫자를 넣은 변형입니다. 쌀국수와 반미도 팝니다.
반세오를 베트남식 타코라고 표현했군요. 유튜브에는 쌀국수와 반미, 타코를 판다고 해서 좀 뜬금없는 조합이다 싶었는데 서양인 유튜버이다 보니 아마 베트남 요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나 봅니다. 하긴 영어로 타코라고 써놨으니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요.
메뉴판에도 크게 별도 수식 없이 타코라고 써놨네요. 저는 타코는 별로지만 반세오는 아주 좋아합니다^^
미국에서도 인기 좋은 베트남인 경영의 쌀국수집은 한국 동네 분식집 분위기였는데(30년 전 기준^^) 요즘은 추세가 이렇게 세련되게 변했는지 이 집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고수가 너무 적어서 두번에 걸쳐 추가 요청합니다. 이 집의 시그너쳐 메뉴인 왕갈비 쌀국수.
한국에도 요즘은 원가 문제 때문에 이렇게 큰 왕갈비 넣어주는 갈비탕은 찾기 힘들 겁니다. 그것도 한대가 아닌 두대를요.
따로 건져 해체해 봅니다. 내가 갈비찜을 해도 이것보다 야들야들하고 맛있게 할 자신은 없습니다.
쌀국수와 어울리지 않는 맛이지만 오면 꼭 시키게 되는 월남식 연유 커피.
싸구려 탄내가 물씬 풍기는 커피를 마시니 본토의 맛이 느껴집니다. 한국 카페에서 파는 돌체라테니, 연유커피니 하는 제조 커피는 베트남보다 원두가 훨씬 좋아서 그 풍미가 나질 않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베트남식 갈비국수 중에 단연 최고입니다. 갈비 자체의 양념이 국물 속에 용해가 되면서 더욱 맛이 복합적으로 됩니다.
그 전에 먹었던 갈비국수를 비교 차원에서 한번 올리자면
파리 13구의 베트남 식당입니다.
이 집도 가서 요청하면 이런 갈빗대를 줍니다. 놀라운 것은 무료라는 점입니다.
뉴욕 갈비국수는 별도로 요리를 한 갈비인데 비해 이 집 갈비는 육수를 내기 위해 넣었던 수육을 서비스 차원에서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푸짐하게 먹는 기분은 좋은데 당연히 뉴욕 갈비국수처럼 진정한 요리로구나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정작 메인인 쌀국수는 평범합니다. 평범하다는 것은 잘 아는 맛이라는 것이지 맛이 없다는 게 아닙니다.
물론 내용물도 아주 푸짐합니다.
여기서도 월남식 연유 커피를.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무심하게 칭다오 맥주잔에 주는 저 대범함!!!
이 식당은 2000년대 초반에도 갔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해 재방문했습니다.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2019년 연말에는 분명히 있었고, 저 갈비도 턱턱 놓고 갔습니다.
다음은 한국인데,
제주도 중문의 하얏트 호텔이 파르나스라는 이름으로 작년에 재개관을 했는데 호텔 수영장에서 주문했던 쌀국수입니다.
일단 푸짐함은 대단하고, 해체해서 국수와 섞어봤습니다만 갈빗대가 하나밖에 안되고, 먹고 나서 별 기억에 안 남는 걸 보니 그냥 그냥 그랬나 봅니다. 요새 유행하는 왕우대갈비 그런 거죠? 세금 포함 10만원 전후였던 가격만은 기억에 남습니다.
이것도 작년 가격이고, 올해는 메뉴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킬게 햄버거와 저 국수밖에 없어 두개 다 시켰는데 그냥 호텔 수영장 비싼 음식 정도로만 기억합니다.
아래는 베트남에서 먹었던 쌀국수입니다. 진짜 오리지널이죠^^
호텔에 문의해 나름 그 일대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집엘 갔지만...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예전에 백종원씨인지 누군지 쌀국수는 베트남 현지보다 오히려 다른 나라가 더 맛있고 푸짐하다 했는데 제 경험상으로도 그렇습니다. 결국 재료가 풍부한 나라에서 인심과 맛이 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베트남 쌀국수집들의 유명세는 따지고 보면 대통령이 왔느니, 유명 스타가 왔느니 하면서 유명세를 탈 뿐,
정작 그런 집들이 서양보다 맛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항상 더운 나라이고, 에어컨 설비도 잘 없어서
불쾌한 온도에서 먹다 보니 맛을 더욱 알기 어렵습니다.
에어컨 빵빵한 쇼핑몰이나 백화점 쌀국수는 또 희한하게 길거리보다 맛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더라구요^^
캐나다 쌀국수집들도 상당히 훌륭합니다.
유명한데 검색하지도 않고 그냥 토론토 차이나타운에서 아무 베트남 식당에 들어가도 이 정도는 됩니다.
쌀국수 먹을 때 숙주와 고수를 거의 1:1로 넣고 먹을 정도로 고수를 좋아해서 한국처럼 고수가 기본 사양이 아닌 쌀국수집에 가면 무척 서운합니다. 심지어 고수를 별도로 돈 내고 시켜야 하는 곳도 있는데 사람들이 잘 안 먹다 보니 이미 향은 오래 전에 사라진 그런 고수를 내주더군요.
한국에서 죽으라고 고수를 안 먹던 제 가족 중의 한명이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먹고 나서야 이제는 고수 없이 못 살겠다며 아우성을 치기도 합니다^^
아래는 런던 쇼디치의 한 베트남 식당인데 여기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서부에는 초기 베트남 난민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분식집 같은 쌀국수집이 많았었는데 김밥천국처럼 엄청난 메뉴에 갈 때마다 얼떨떨했던 기억이 납니다.
베트남 음식이라고는 그렇게 쌀국수 같은 서민음식만 먹다가 90년대 중반 샌프란시스코 시내 약간 고급 베트남 식당에서 한국 불고기와 거의 유사한 음식을 먹고 베트남 음식을 재평가하게 되었지요.
그래도 역시 현지에서는 길거리 국수나 포장마차 해산물 구이가 제일 맛있더라구요^^
다만 베트남 쌀국수는 서양 쪽이 압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