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뒤적거리다 그동안 미뤄왔던 콜로라도 Winter Park 스키 리조트 후기 적어봅니다.
올해 3월 콜로라도에 있는 윈터파크 스키 리조트에 스키 타러 다녀왔습니다. 한동안 미국 스키장이 todo 리스트에 있었는데 시간과 금전에 약간 여유가 생기고 마침 대학교 때 친구 몇 명이 덴버에 직장을 잡아서 얼굴도 보고 스키도 탈 겸 다녀왔습니다. 미국에서의 스키는 어렸을 적 부모님과 같이 간 Northstar 캘리포니아 리조트 이후로 처음이라 기대 반 걱정 반 심정으로 준비했네요.
사는 곳이 덴버랑 멀어서 집에서 공항까지 2시간 운전, 1번의 경유를 포함한 6시간 비행 끝에 덴버 공항에 발을 딛었습니다. 현재 사는 곳이 겨울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어서 스키용품이 없는 관계로 덴버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바로 다운타운에 있는 스키 샵으로 직행! REI를 비롯해 샵 몇 군데를 들러서 스키 장갑과 스키복을 대충 구매했습니다. 집 근처 REI 매장보다 몇 배는 크고 건물도 이뻐서 사진 한번 찍어봤습니다. 덴버에서의 숙소는 다음날 기차를 타야 하기에 도보 이동이 가능한 유니온 스테이션 근처로 잡았습니다.
아침 일찍 숙소 체크아웃 후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오전 7시 덴버발 9시 윈터파크 도착하는 이층 기차를 탔습니다. 해뜨기 전에 역을 출발했는데 잠깐 졸다 보니 어느새 해가 떴습니다. 저지대(?)에 있는 덴버에서 출발해서 계속 산을 타고 올라가는 산악기차라 주변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여정 내내 입심 좋으신 차장님이 마이크로 주변 풍경 설명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많이 해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중간마다 졸아서 더더욱ㅋㅋㅋ 윈터파크 리조트 역이 있어서 스키장 바로 밑, 리프트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서 기차가 정차합니다.
기차에서 내린 뒤에는 다운타운에서 점심 먹고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본 후 렌탈 스키를 픽업하고 숙소 체크인을 했습니다. 마을에 무료 셔틀버스 여러 노선이 운행 중이라 이동은 셔틀버스로 했습니다. 윈터파크 도착 후 첫날은 고산지대 적응하려고 스키는 타지 않았습니다. 이게 좋은 판단이었던 것이 리조트가 백두산 정상 높이와 비슷한 곳에 있기에 두통과 메스꺼움, 그리고 숨이 차서 하루 고생에요. 숙소 침대에 앉아서 헛구역질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스키 접어야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루 만에 적응해서 둘째 날부터는 숨만 찼습니다.
위키에 따르면 스키장 베이스의 높이는 ~ 2,750m 정도고 정상은 ~ 3,670m인데 제가 스카이 다이빙할 때 비행기에서 점프 시 높이가 12,000ft니까 스키장 정상 높이랑 비슷하군요ㄷㄷㄷㄷ 아래는 스키장 지도입니다. 초급자 코스보다는 중상급 자 이상의 코스가 더 많은 구성입니다.
윈터파크에서는 나흘 동안 스키 탔는데 정설 되지 않은 눈에서 주로 타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계속 눈이 와서 파우더에서 탈 기회가 많습니다. 발이 푹푹 빠져서 안 그래도 숨 가쁜데 체력이 쭉쭉 빠집니다.
고글 필수이고 눈이 오면 시야도 제한됩니다.
하늘이 맑을 때는 경치 끝나줍니다.
윈터파크는 범프로 유명한 것 같습니다. 모굴이 도처에 있는데 몇 번 타다 보니 도가니가 아파서 나중에는 최대한 피해다녔습니다.
안 그래도 슬로프 가파른데 촘촘히 자란 나무 사이를 내려가야 해서 기도며 내려갔던 Eagle Wind 지역. 혼자 타는데 근처에 사람도 없어서 사고 나면 죽는다고 생각하며 스키 탔습니다 ㄷㄷㄷ
스키 탈 때는 마트에서 장 본 거 가방에 넣고 다니다 배고프면 꺼내먹었는데 그래도 여행하러 와서 맛집을 안 갈 수는 없쥬! Winter Park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점 -- The Ditch on 40. 리뷰 읽고 저녁 먹으러 갔는데 줄이 있어서 30분 정도 기다렸다 먹었습니다. 기름진 음식이었지만 괜찮습니다. 열량 보충해야죠! 언제나 건강한 돼지의 길로….
나흘간의 스키를 끝으로 다시 덴버로 기차 타고 돌아왔습니다. 4:30 pm 윈터파크 -> 6:40 pm 덴버 도착 일정이었는데 중간에 기차 사고가 났습니다. 정신 나간 트럭 운전사가 건널목에서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기차랑 부딪혔네요. 다행히 운전자랑 동승인은 큰 부상 없이 무사했는데 산악 오지까지 경찰이 온다고 기다리다 결국 9시가 다 되어서 덴버 도착했습니다.
그 뒤로는 덴버에서 친구들 만나서 저녁 먹고 친구 집에 신세 진 다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내년 2024, 3월에는 Vail과 Beaver creek 가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