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의 풍경은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미묘하게 어긋나 있지만 그 어긋남 자체가 이 도시의 성격을 더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재즈가 골목마다 흘러넘치고 크리올과 케이준 문화가 식탁 위에서 자연스럽게 섞여있을 거란 상상은 어느 정도 관광적 이미지에 가까웠던 반면 실제로 마주하게 되는 얼굴은 훨씬 더 건조하고 낡은 결을 지니고 있었어요.
아침의 도시는 마치 재해 이후의 잔상처럼 텅 비었었고 모든 게 절제된 채로 느리게 깨어났습니다. 그러나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분위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쇠락한 유흥가를 닮은 얼굴이 돌연 살아 움직이듯 뒤집히며 거리에는 음악과 사람과 빛이 다시 밀도를 회복하더군요. 이 극단적인 온도차는 단순 관광지의 낮과 밤이 아니라 도시가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방식처럼 느껴졌습니다.
LA에서 장거리 열차를 타고 밤늦게 도착해 4박 5일을 머물렀고 이후 뉴욕으로 이동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여정이었습니다. 동네가 순하진 않다 보니 살짝 어깨에 힘이 들어가던 시간이었고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남았던 인상이 지금은 묘한 향수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공기와 함께 음주가무의 감각이 유난히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