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주의
EVA 항공, 타이페이에서 22시간 대기하고 다음날 저녁 7시쯤 씨애틀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타이페이에서 반나절 관광하며 딤섬 먹으려고 했는데,
인천공항에서 체크 인 할때 저를 담당했던 젊은 언니가
“오늘 이런 비행기 없는데요. 스탑오버 두시간 반 비행기만 있어요.”
헉!! 타이페이에 예약해 놓은 숙소와 MRT가 갑자기 떠오르며 저를 공황상태로 몰아갔죠.
“아, 제가 착각했네요.”
저의 경악한 얼굴을 보고 컴퓨터를 더 들여다 본 언니는 미안하지도 않은 말투와 얼굴로 저리 말하고는 수속을 해 주었습니다. 속으로 욕하면서 출국장에 들어서며 그래도 이걸로 된 줄 알았습니다.
다음날 즐겁게 타이페이 반나절 관광을 마치고 바로 입국장을 지나 면세점을 지나 비행기 타기 마지막 관문인 체크인 카운터에서 비행기표 검사를 하려는데 승무원이 저한테
“너 백하나 가지고 있지? 아래로 가.”
어깨에 메는 배낭을 지고 있던 저는 그 가방을 말하는 줄 알고 내 가방에 무슨 문제가 있나, 몸을 틀어 제 배낭을 보여주며 “마이 백?” 하고 의문스러운 시선을 보냈습니다.
앞서 있던 다른 사람들과도 이런저런 말을 하는 걸 보았기에, 그리고 중글리쉬 이해하기 힘들었기에, 전 기내 가방 하나냐는 뜻으로 이해하고 오케이 하며 일직선 통로를 걸어 내려갔죠. 그곳에 또다른 대기장소가 있어서 같은 비행기를 타려는 마~~않은 사람들이 다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 아무 생각없이 체크인 언제하냐고 물으려 카운터로 갔는데, 절 보자마자 “너 00 이냐?” 하고 묻더군요. 읭?? 날 어떻게 알지? “예스” 하니 제 짐이 어제 씨애틀에 도착해 있다고 합니다.
사정인 즉 인천공항에서 제 비행기 착각한 그 언니가 씨애틀행 다른 비행기에 제 짐을 보내버린 겁니다. 이런 씨....
어쨌든 “씨애틀 도착하면, 짐 찾는 레일로 가지 말고, 너 짐은 이미 도착해 있으니까 어디어디 가서 너의 짐을 찾아.”하는데 장소 발음이 중굴리쉬라 잘 안들리더라구요. 그 장소를 영어로 써달라, 하니 그냥 거기가서 찾으면 돼, 그러니까 장소를 확실하게 써줘. 어... 그래.... 이런 대화를 마친뒤 제 표 뒤에 장소를 써 주었습니다.
씨애틀에 도착, 짐 찾는 레일을 지나쳐 어느 순해보이는 청년직원에게 lost & found baggage counter 어디냐고 했더니 동공지진이 일어납니다. 잘 모르나 봅니다. 표 뒤에 써 준 장소를 보여주며 “여기 몰라?” 물어봅니다.
그때 가까운 곳에 있던 여자 직원이 “넌 어떻게 도착하자마자 짐을 잃어버릴 수 있어?”, “아니 그게아니라... 내 짐 어제 도착했대..” 하니 일단 출국장 밖으로 나가서 outside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나가려고 하는데,
짐 찾으면 직원있는 곳 한 번 더 지나쳐야 하잖아요, 별다른 질문은 안하는 곳이요. 그곳에 있던 흑인 언니가 “너 짐은 없어?” 합니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내 짐 어제 도착해서.. 나 여기 찾아가야해..” 하고 표 뒤 장소를 또 보여주니 “짐 찾는 레일로 가서 거기 승무원한테 가서 물어봐” 합니다.
음... 그냥 나가도 되는데... 생각하며 그래도 그녀가 친절했기에, 나보다 덩치 큰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뻗은 팔이 묘하게 진로방해를 했기에... 나가지 않고 다시 빽... 짐 찾는 레일로 가서 승무원을 찾아보니, 제 이름을 A4용지에 써 넣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그거 나야.” 하니 출국장 나가서 clame1으로 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참을 걸어 clame1 으로 가니 아무도 없고... 짐 돌아가는 레일만 있고... 그 레일에 짐도 없고, 당연히 내 짐도 없고... 기다리면 여기로 짐이 나올까... 안 나오면 어떡하지... eva 항공 카운터로 찾아가야하나... 거긴 어디지... 온갖 생각이 다 나는데, 5분쯤 후에 제 짐을 가지고 오는 에바항공 직원이 보입니다. 저도 모르게 손이 번쩍 들리더군요. 그 짐 내꺼야, 내꺼 ㅠㅠ
이렇게 전 제 짐을 찾았습니다 ㅠㅠ 묻지 않고 에바항공 언니가 말한대로 출국장 낭핬으면 한참을 혼자 헤먈뻔 했어요 ㅠㅠ
중간에 날 잡아준 흑인 언니 정말 땡큐베리감사!!
이 사건으로 느낀건, 승무원들 간에도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는 겁니다. 일도 많고 서로 모르기도 하니 중간에서 엉키는 거죠... 네.... 회사 생활하다보면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인천공항, 그 거만해 보이던 젊은 언니가 일으킨 작은 사건이었습니다. 에휴... 저도 일하며 실수 참 많이 하는데... 당하는 사람은 웃어 넘길 수 없구나... 느끼게 된 계기였습니다. ㅎㅎ
혹시 저처럼 짐이 먼저 도착한다면, 용자처럼 출국장 밖으로 진격하지 마시고, 꼭 도착해서 다시 한 번 승무원에게 문의하세요~~
## 여담
입국심사 직원과 심각한 얼굴로 입국 심사를 마치고, “이제 가도 돼.” 라는 말에, 반나절 대만에 있던 전 저도 모르게 쎼쎼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래더니 그 아저씨, 여전히 심각한 얼굴로 “토쿤캅.”
“...........”
순간 당황했던 전, 발걸음을 옮기고 1분쯤 후에야 빵 터졌습니다.
심각한 얼굴로 거를 사람을 찾지만, 그도 유머를 가진 사람이었던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