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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워싱턴 여행 때가 딱 셧다운 기간 직전이었는데,
생각보다 문을 연 박물관이 많지 않았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국립미술관을 갔을 텐데 셧다운으로 선택지가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이렇게 늦게까지 여는 미술관이 드물어서
짧은 일정에 박물관 하나라도 더 보자는 마음으로 스미소니언 미술관(스미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 &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이게 의외로 정말 괜찮더라구요.
초상화 갤러리에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직하게 말하면 ‘지루한 초상화의 연속’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화풍도 다양하고, 현대로 올 수록 각 시대의 분위기와 성격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한 명 한 명 보게 되더라구요.
역사책에서 보던 인물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현대미술 갤러리에서는
백남준 작가의 대형 작품이 단연 눈길을 끌었어요.
미국 지도를 크게 만들어 놓고, 각 주의 특징을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앞에 멈춰 서 있더라구요.
괜히 혼자 뿌듯한 마음도 들고요.
저는 아이다호주의 감자밖에 못 알아봤지만요ㅋㅋ
한국 버전으로 만들면 진짜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전시뿐 아니라 건물 자체도 정말 예뻤어요.
중정도 그렇고 유리창을 곳곳에 사용한 구조라
햇빛이 잘 들어오고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웨딩 촬영이나 화보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미술관인데도 딱딱하지 않고, 그냥 천천히 걷고 쉬고 싶은 공간이었어요.
빠르게 둘러보다가 유독 눈에 꽂히는 작품도 하나 발견했는데,
워싱턴 근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라고 하더라구요.
유명 작가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반가웠고,
괜히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어요.
계획에 없던 방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어요.
혹시 워싱턴에서 일정이 애매하게 남는 날이 있다면,
스미소니언 미술관도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