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세한 후기(300자 이상) 및 사진필수(5장 이상)
→ 20일차 후기에서 이어집니다.
2024. 04.28(일)
주행거리 289km
허리케인에서 자이언 NP로 출발, 동쪽 출입구 지역을 먼저 봤습니자. 그 후 비지터 센터로 와 셔틀버스를 타고 6번 Grotto에서 하차, 앤젤스랜딩 트래킹을 하고 다시 비지터센터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일정으로 라스베가스 숙소에 체크인하고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와 내부 인테리어를 보고 숙소로 돌아왔습니자.
제가 미국여행을 꿈꾸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학생 때인가 본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양쪽으로 그림같이 도열한 산봉우리들 사이에 길게 뻗어 있는 협곡 뷰. 산들은 붉은 색으로, 하늘은 푸른 빛으로, 협곡은 초록빛으로 발하는 강렬한 사진 한 장이 몇 년 동안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고 있었죠. 하지만 이곳은 재작년 환경보호를 위해 입장객 수를 제한하기 시작하고, Permit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맙니다. 이번 생에 갈 수 있나 싶어 반포기 상태였는데, 우연찮게 이번 여행을 미국으로 오게 됬습니다. 하지만 여행 결정 시기보다 미리 퍼밋을 신청할 수 있는 시기가 먼저여서 이번 여행에는 안 되나 싶었다가 희망 일정 하루전 Permit Lottery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퍼밋신청비 6$를 내고 어제아침에 로터리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스 캐년 나바호 루프+퀸즈가든 트래킹을 하던 중 자동결제 3$ 알림이 휴대전화로 전송되고 이게 뭔가 싶어서 메일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내적 환호성을 참느라 혼날 지경이었습니다.
전혀 기대도 안 했던, 주말이라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곳의 트래킹 허가, 앤젤스랜딩 퍼밋에 당첨되었습니다. 이게 꿈인가 생신가 싶더군요. 평소에 운 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데, 30년치 운이 이렇게 한 방에 오는건가 싶었습니다.
앤젤스랜딩은 특유의 난이도가 있는 트래킹 코스라 최소 등하산에 4시간이 걸립니다. 오전에 사람 없을 때, 길이 좁은 동쪽 출입구 지역을 먼저 보고 그 후에 엔델스랜딩에 도전하러 갔습니닼!
아침 8시 좀 넘어서 국립공원 남쪽 출입구에 도착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잠시 기다리다가 입장했습니다.
국립공원에 입장하자마자 헤어핀 도로와 터널을 지나 동쪽 출입구 쪽으로 갔습니다. 터널을 지나 나오는 동쪽 부분은 자이언 메인 협곡과는 분위기가 다른 모습입니다. 헤어핀 도로로 협곡 상층부로 올라와서 흰색의 기암괴석이 보이고, 바위들에선 물결무늬가 보입니다. 동똑 부분에서 유명한 볼거리로 체커보드 메사가 있는데, 가로 세로로 줄이 그어져 있는 신기한 곳이었습니다.
비지터 센터로 가기 위해 더시 터널로 진입합니다. 터널안에 창을 뚫어놨네요.
터널을 통과하고 해어핀 도로 전망대에서 보는 전경도 훌륭합니다.
비지터 센터에서 스탬프와 기념품도 챙깁니다.
자이언 NP 메인 협곡은 하절기엔 내부 랏지 이용객을 제외하면 무조건 셔틀버스로만 진입 가능합니다. 안내로는 5~10분마다 온도가 되어있지만 워낙 이용객이 많아 금방 만차가 되버리므로 계획을 세울 때 여유를 가지고 세워야 합니다. 이는 내부에서 비지터 센터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지터 센터에서 가장 안 쪽 9번 정류장 Temple of Sinawava까지는 45분 소요된다고 합니다. 저는 6번 Grotto 정류장에서 내려서 앤젤스랜딩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트레일을 시작하다 보면 정면에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앤젤스랜딩입니다. 이쪽에서 보면 올라가는게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 트레일의 진면목은 올라가다 보면 나옵니다. 곧 구불구불하게 올라가는 1차 스위치백 구간에 접어듭니다. 힘들게 올라가고 나면 올라간 보람 있습니다.
1차 스위치백을 통과하고 나면 봉우리들 사이의 좁은 길로 접어드는데 평탄한 길로 잠시 쉬어가는 구간입니다. 여기를 지나고 나면 다시 2차 스위치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2차 스위치백까지 올라가면 퍼밋없이 갈 수 있는 최종지점인 스카웃 룩아웃입니다. 스카웃 룩아웃만 해도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드디어 앤젤스랜딩 메인 트레일에 진입합니다. 경고문이 있을만큼 위험한 구간입니다. 양쪽 낭떠러지 사이 놓인 가느다란 길로 올라가야 하는데 경사 또한 높아서 철제 레일을 항시 붙잡고 가야 안전합니다. 발디딤돌이 없는 구간도 종종 있어서 레일은 항상 잡고 가는게 마음이 편합니다. 말도 안 되는 절경이지만 항상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저는 괜히 에코백에 먹지도 않을 도리토스에 벗어논 외투까지 빵빵하게 채워놔서 이 구간 트래킹하는데 애물단지였네요ㅠㅠ
스카웃 룩아웃부터 0.5마일 거리인데, 길 자체도 속도를 낼 수 없는 길이고, 앞에서 힘들게 올라가는 것을 보챌수 없어서 느릿느릿 갑니다. 혹여라도 내려오는 그룹과 만난다면 한 쪽이 양보해야 하므로 시간을 넉넉하게 써야 합니다.
그렇게 고생을 해서, 드디어 사진으로만 염원하던 그곳에 왔습니다. 사방이 다 트인 환상적인 뷰를 볼 수 있습니다. 장엄한 산들 사이에 천사가 강림한 장소다운 닉값하는 곳입니다. 오래 머물면서 경치를 바라보고 싶었지만, 인솔자님과 약속한 시간을 초과할 것 같았기에 15분 정도 있다가 내려왔습니다. 여기도 다람쥐들이 많이 있네요.
내려오는 것도 일입니다. 오히려 올라오는 것보다 힘들고 위험하니 꼭 레일을 잡고 내려와야 합니다. 중간에 한 번 안 잡고 내려가다 미끄러진 적이 있는데, 다행히 폭이 넓은 구간이어서 망정이지 잘못하면 바로 추락입니다.
스카웃 룩아웃으로 돌아오니 긴장이 풀리며 속도를 내서 하산할 수 있었네요. 위에서 봤던 장엄한 봉우리들이 올라갈 땐 힘들어서 눈에 제대로 안 들어왔는데, 이젠 하나씩 눈에 제대로 들어오네요. 앤젤스랜딩은 보통 왕복 4시간 소요로 잡는데, 저는 올라갈 때 스카웃 룩아웃에서 잠시 간식 먹은 시간까지 포함 2시간 좀 넘게 걸렸고, 내려올 때는 스카웃 룩아웃부터 빠르게 내려와 1시간 좀 넘게 걸렸습니다. 결국 합쳐서 4시간 소요된 것은 맞네요. 하지만 다 내려와서 6번 정류장에서 셔틀을 기다리는데, 안에서 이미 만차 가까운 상태로 오고 여기서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보니 3대를 보내서 약속시간보다 늦었습니다.
주차장 뷰마져 완벽합니다. 트래킹하느라 늦은 점심을 먹으러 근처 스프링데일로 향합니다.
스프링데일에서 수제버거로 점심을 해결하고 숙소가 있는 라스 베가스로 향했습니다. I15 고속도로를 탔는데 중간에 살짝 아리조나 구간이 있어서 그 동안 못 본 웰컴 투 아리조나 사인을 여기서 봤네요. 하지만 곧 네바다로 주가 바뀌었을 때 네바다 사인은 또 못 봤네요.
차를 렌트했으면 라스베가스는 호텔보다는 Inn이 개인적으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스트립에서는 좀 멀지만, 사람 덜 북적거리고 이상한 사람 만날 확률도 적고, 대마냄새도 덜 나고 조용하고 리조트 피도 없습니다. 숙소 체크인하고 벨라지오 분수 쇼를 보러 가기 전, 순두부로 배를 든든히 채웠습니다. 간만에 신김치 먹으니 왜이리 맛있던지요.
벨라지오 호텔에 주차하고 가려하는데, 주차비가 무려 23$입니다. 카지노 호텔이 이렇게 진입장벽이 높아서야 누가 오겠냐 싶었지만 요새 라스베가스 호텔 추세가 다 이런 모양입니다. 리조트 피에 주차비 별도에 가난한 여행객만 한숨이 나오네요. 분수 너머로 스트립의 다른 유명한 호텔들, 시저스 팰러스, 플라밍고, 파리스 호텔이 보이네요. 베가스답게 야경이 화려합니다.
벨라지오 분수쇼는 15분 간격으로 4분 좀 넘게 진행되더군요. 처음 본 것을 분수 가장자리에서 2열 떨어진 곳에서 봐서 아쉬워 한 타임 기다려 더 보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전 분수쇼랑은 음악과 분수 패턴이 다릅니다. 적당히 여러 곡 섞어서 쇼를 보여주니 기다렸다 여러 개 보는 맛도 있겠습니다.
분수쇼를 보고 벨라지오 호텔 내부로 들어가 로비부터 내부 온실 정원까지 한 번 훑어봅니다. 사람이 진짜 너무 많아서 I인 저는 기가 다 빨렸지만, 한 바퀴 돌아보는데 성공했습니다. 화려하게 동화속 이야기처럼 꾸며놔서 인스타 사진용으로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자이언 NP 앤젤스랜딩 트래킹에 야간 벨라지오 분수쇼 감상, 호텔 내부 정원 감상에 숙소 돌아와서 밀린 빨래까지 처리하고 나니 새벽 1시...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22일차 후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