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에 살고 있는 해피라일리입니다.
여기 저기 여행을 다니며 가끔씩 후기를 남기고 있어요.^^ 이번에는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보통 샌프란시스코나 산호세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국립공원이라고 하면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떠올리실 거예요. 산호세에서는 약 180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요세미티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도 작은 국립공원이 하나 있어요. 바로 Pinnacles National Park입니다. 비교적 최근(2013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된 데다 다른 곳들보다는 규모가 조금 작은 편이라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해요.(사실 저도 캘리포니아에 와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 공원은 구조가 조금 특이해요. 공원의 지도를 확대해서 보시면(중앙에 진한 초록색 부분이 공원이에요.) 아래처럼 입구가 서쪽과 동쪽, 이렇게 양쪽으로 있는데 이 두 입구를 연결하는 도로가 따로 없기 때문에 트레일로(초록색 점선) 걸어서만 반대편으로 갈 수 있습니다.
산호세를 기준으로 이 두 입구는 진입하는 도로 자체가 서로 달라요. 서쪽으로 들어가려면 US101을 타고 가야 하고, 동쪽으로 들어가려면 US101에서 SR25로 갈아 타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출발을 할 때부터 공원의 어느쪽으로 들어갈 것인 지 결정해야 해요.^^
반대쪽 입구를 차로 가려면 맨 오른쪽 그림처럼 약 1시간 반 정도를 돌아서 가야 합니다.
저희는 동쪽 선택! 이 쪽이 더 볼 것이 많아서 보통 첫 방문 때 많이들 가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동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저희가 종종 드라이브 삼아 가는 Dutch Bros 카페가 있거든요.ㅎㅎ
더치 브로스에서 음료 한잔 씩 사서 달리다 보니 어느새 공원 입구에 도착했는데요, 입구에서 국립공원 패스를 내려고 하는데 부스 안에 사람이 없더라구요. 다른 차들이 머뭇머뭇하다가 그냥 지나가길래....저희도 그냥 들어갔어요.('어...뭐지?? 이래도 되는건가??')
그리고 비지터 센터에서 책을 한 권 샀는데 계산하시는 분이 "오늘은 National Public Lands Day니까 15% 할인해 줄께!" 하시는 거예요. 꽤 두껍고 값이 나가는 책이었는데 급 횡재한 기분.ㅎㅎㅎ 찾아봤더니 국립공원 입장료가 무료인 날이더라구요.
미국은 기념일이나 공휴일이 몇 월 몇 번째 주의 무슨 요일 이런 식인 경우가 종종 있어서 해마다 날짜가 바뀌더라구요. 올해는 이제 11월에 한 번 남았지만 국립공원 방문 예정이신 분들은 참고해 보셔요.^^
출발부터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하이킹을 시작했어요. 피나클스 국립공원은 San Andreas 단층선이 만들어낸 특이한 지질 구조를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초입부터 신기한 바위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 국립공원은 높은 바위산을 오르며 등산을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저희는 가장 많이 알려진 Bear Gulch Cave(베어 굴치 커이브)라는 트레일을 선택했어요. 사실 저는 이 곳을 방문할 때 사전 지식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한국에서 등산 하듯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되겠지?' 하고 갔는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광부들처럼 머리에 플래시 라이트를 두르고 있어서.....뭔가 심상치 않은 곳임을 직감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바위 동굴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바위틈 사이로 걸어야 하는 좁은 등산로가 끝 없이 이어집니다!!!
걷다 보면 커다란 돌들이 곧 떨어질 것 처럼 서로 끼어 있는 신기한 구간이 꽤 많아요.
갑자기 맞닥트린 기이한(!) 광경에 비좁은 바위틈도 지나고 첨벙첨벙 물길도 건너고 정신없이 걸어가고 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손전등이 필요한 동굴탐험(!) 구간이에요. 이 곳은 정말 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동굴이기 때문에 플래시 라이트가 필요합니다.
아무 것도 몰랐던 저희는 핸드폰 조명에 의지하며 조심조심 걸었는데 동굴 안쪽의 길이 매우 좁고 경사가 심한 구간도 꽤 있습니다. 사람들의 탄성이 터져나올 정도로 신기한 길들이 이어지는데 정말 탐험가가 된 기분이었어요.ㅎ
동굴을 한참 타고 올라가서는 체력의 한계가 한 번 와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휴식 한 번.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바윗길......바위의 크기를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사람이 찍힌 사진을 첨부했어요.(남편 미안해....^^;;;)
바위틈을 해집고(!) 계속 걸어서 마지막 관문의 포스를 풍기는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아.......나 저 계단 올라갈 수 있나....?ㅎㅎㅎㅎ(망연자실)' 저 돌 정말 떨어질 것 같아요.ㅎㅎㅎㅎ
난간을 무슨 생명줄인냥 꼭 부여잡고ㅎ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 보니.....고생 끝에 낙인 듯한 멋진 저수지가 눈 앞에 펼쳐졌어요. 실제로 보면 정말 크고 예쁜데....제 능력으로는 사진에 다 담을 수가 없어요.ㅠㅠ
저수지를 둘러싼 주변 바위들도 정말 멋져요.
올라왔던 길을 내려다 보니 아찔합니다....
내려올 때는 다른 쪽 트레일로 내려왔는데 산이 꽤 높아서 내려오는 내내 절경이 이어졌어요.(오른쪽 사진 바위 모양 꼭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의 옆모습같지 않나요?ㅎ)
지형이 독특한 만큼 식생도 신기한 것 같아요.
등산로 사이사이에 빨갛게 맺힌 열매들이 가을을 알리네요!
이렇게 저수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다른 트레일도 조금 더 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다음을 기약했네요.(보호종인 Condor라는 새의 서식지도 있다고 해요.)
돌아오는 길도 참 예뻤어요. 사진으로는 못 남겼지만 바짝 말라버린 누런 산 위로 끝 없이 펼쳐진 포도밭이 정말 장관입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큰 기대 없이 갔었는데 정말 너무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역시 믿고 보는 미국 국립공원.^^
하이킹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씩 들러 보셔요!! 베이 지역에서 거리도 멀지 않고, 국립공원을 짧은 시간에 가볍게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등산 지팡이와 플래시 라이트 꼭 챙기시구요~~!!)